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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19 10:20
[서리풀연구통] 빚! 갚아도, 갚아도 우울한 이유?-건강을 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793    

[서리풀 연구通]

 

주류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기술이나 치료법을 소개하지만,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나 건강불평등, 저항적 건강담론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通>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수요일,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논문, 혹은 논쟁적 주제를 다룬 논문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흔히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제안 부탁 드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연구논문 추천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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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아도, 갚아도 우울한 이유?-건강을 담보로 하는 가계 부채>

 

 

Sweet E, et al. The high price of debt: household financial debt and its impact on mental and physical health. Social Science Medicine 2013;91:94-100

 

한국에서 가계부채가 폭발 직전이라는 경고 뉴스가 계속 흘러나오는 가운데, <사회과학과 의학 Social Science and Medicine> 온라인 판에 가계부채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건강영향을 보고한 논문이 실렸다. 제목은 “빚의 커다란 대가” 이다. 2007-08년에 29-34세에 해당하는 미국인 8,400여 명을 조사하여 분석한 연구결과이다.


논문에 기술된 연구배경에 따르면, 1980년 이래 미국의 가계부채는 전체적으로 3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1989년과 2006년 사이, 신용카드 빚은 2,110억 달러에서 8,760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신용카드 빚이 1만 달러 이상인 경우도 3%에서 27%로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빚 때문에 주택을 저당 잡히는 경우도 급증했으며, 2012년 현재 학자금 대출금액 총액만도 1조 달러가 넘는다. 부채 문제는 미국인들의 생활에 만연한 심각하고 실질적인 위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과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탐구한 연구들은 그 동안 많지 않았다.


저자들은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가계부채의 정도를 평가했다. 첫째, 부채 상황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 가구의 모든 자산과 소유물을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대차대조를 평가하게 했다. 둘째, 주택 담보 이외에 대출금, 신용카드, 의료비 등 모든 부채의 액수를 적게 하고 연구진이 이들을 합산하여 총액을 계산했다. 셋째, 이렇게 계산한 총액으로부터 부채 대(對) 자산 비(比)를 산출했다. 건강 결과로는 주관적으로 인지한 스트레스 수준, 정신건강 평가용 설문지를 활용한 우울 증상, 주관적으로 평가한 전반적 건강 수준을 측정하고, 혈압계를 이용하여 혈압도 측정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첫째, 소득이 높거나 자산이 많을수록 혹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부채 총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빚도 신용이 있어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 그러나 주관적인 부채 수준이나 실측한 부채 : 자산 비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낮았다. 부채로 인한 부담은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을수록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건강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부채 총액 자체는 건강결과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관적인 평가이든 연구진이 실측한 결과이든, 부채 : 자산 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우울증상이 빈번했으며 전반적 건강수준이 나쁘게 나타났다. 특히 주관적으로 평가한 부채 : 자산 비가 높을수록 이완기 혈압이 높게 측정되었다. 그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완기 혈압이 2mmHg만 증가해도 고혈압 위험이 17% 증가하고 뇌졸중 위험이 15% 높아진다는 기존 연구들을 고려할 때 이는 눈여겨보아야 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논문의 저자들은 연구결과의 해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의견을 추가했다. 예컨대 이 분석의 대상은 주로 청년층이기에, 부채 규모가 크고 누적 가능성이 높은 장년층보다 그 영향력이 작게 추정되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일수나 단기 대출의 경우, 전형적인 주택 담보대출이나 학자금 대출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런 종류의 부채야말로 저소득층에 집중되어 있고 높은 이자율과 낙인을 동반하는 악성부채이기 때문에 건강 악영향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가계 부채가 단지 미국만이 아닌 지구촌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제도와 문화적 특성을 갖는 다양한 국가들에서 이러한 연구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한국사회의 가계부채 규모는 1,100조원에 육박하며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 금융부채 비율이 163.8%로, 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폭발 직전”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미흡하고, 오히려 정부가 나서 ‘돌려막기’를 조장해 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4월 27일자 미디어 오늘, 선대인 경제연구소장). 가끔씩 언론에 등장하는 고금리 사채, 신체포기각서, 인신매매 같은 흉악한 단어들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침투하여 이미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다. 우리가 지불해야 할 것은 이자만이 아님을 기억해두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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