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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09 17:36
2월, 어떤 보건의료뉴스를 보셨나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159    

지난 달에는 어떤 보건의료뉴스가 있었나

 

김창보 (연구실장)

 

 

1. ‘무상의료’, 재정논쟁, 건강보험 재정적자

 

올해는 연초부터 ‘무상의료’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이 ‘무상의료’를 비롯한 복지정책을 내놓았고,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다. ‘무상의료’가 실현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하는지 논란이 있었다. 한나라당은 이를 크게 부풀리며 ‘현실성이 없다’고 공격하였고, 민주당은 규모를 축소시키며 ‘현실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였다.

재정과 관련한 또 한가지의 논쟁은 재원확보와 관련한 것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보험료나 세금을 적극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인상하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내부적으로 입장정리가 덜 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세금폭탄론’을 들고 나왔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핵심에서 논의하기 보다는 이미지로 덧칠해 없애버리고 싶은 그들의 성급한 태도에서 나온 ‘버릇’이었다. 이에 대해 보수언론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을 등에 업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예전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할 때 만큼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국민들의 삶이 퍽퍽해졌고, 복지국가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적자’ 문제를 정부와 여당이 은근히 강조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건강보험 재정이 또 다시 적자인 상황에 빠지고 있는데, ‘무상의료는 비현실적인 꿈같은 이야기’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고 싶은 여당의 입장에서는 써먹기 딱 좋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마저도 적자의 원인에 대한 해석과 재정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당의 마음처럼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3월초에 접어들면서 ‘무상의료’ 논쟁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입장에서 한번 내지른 ‘무상의료’를 거두어 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적자’라는 상황이 있고, 더욱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올해 내내 중심적인 이슈가 될 것이어서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이슈이다.

 

 

2. 의료기관 기능 재정럽 - 환자부담 인상, 선택의원제 도입

 

복지부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을 하겠다고 나섰다. 의료서비스 제공의 측면에서 거시적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수단으로 두가지가 떠올랐다. 하나는 ‘선택의원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학병원의 외래를 이용하는 가벼운 질환의 환자부담금을 높이는 것이다.

‘선택의원제’는 2007년부터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오던 것을 우선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에 대해 개원가의 반응이 다소 부정적이며, 시민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이를 ‘주치의제’ 도입의 단계로 이해하고 있으며, 선택의원제를 도입하게 되면 수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시민사회는 주치의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해왔지만, ‘선택의원제’가 주치의제와 관련하여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선뜻 판단하지 못하고 있어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범사업이 복지부의 뜻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복지부는 가벼운 질환자들이 대학병원의 외래를 이용하는 경우 외래 뿐만 아니라 약국 이용시에서 환자부담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연초에 내걸었으나, 시민사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미 환자부담이 충분히 높을 뿐만 아니라 2009년 7월에 대학병원 외래 환자부담률 인상에 대한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약국이용까지 환자부담을 높이겠다는 것이 설득력을 갖지 못한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외래와 약국에서 2중의 부담을 갖는 방식이라 적절치 못하다는 점을 정부는 간과한 실수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이라는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정책수단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어서 지금의 시점에서 보자면 충실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고민이 얼마나, 어떻게 다루어질 것인지 관심을 가질만 하다.

 

 

3. 그밖의 뉴스

 

지난달에는 그 외에도 몇가지 뉴스가 관심을 끌었다.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비롯한 이유로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뉴스가 전해졌다. 벌써 10명이나 되고 있는데 정치권과 정부는 모른척하고 있다.

식약청이 작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부 대형병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의 안전과 권리를 무시하거나 수칙을 어기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다. 그런데 이 뉴스는 심각성에 비해 너무 작은 문제로 취급당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외상전문센터 설립을 위한 정부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재정부와 복지부가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복지부가 전국에 6개 외상센터 설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 이런 연구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는 뉴스였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의약품 접근권과 관련한 활동을 하던 권미란 씨의 투고 글도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인도의 독특한 특허제도 덕분에 전세계 환자들이 의약품 접근권에 혜택을 볼 수 있었으나, 유럽과의 FTA 체결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있다는 의미있는 보고였다. FTA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질서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소중한 글이었다.

 

1)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 (관련 기사 보기)

 

2) 대형병원,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안전 무시? (관련기사 보기)

 

3) 외상전문센터 설립에 대한 재정부와 복지부의 상반된 연구 결과 (관련 기사 보기)

 

4) 인도-EU FTA는 전세계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악화시킨다... (관련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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