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김형숙 회원이 간호사로 일하시면서 겪으신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한겨레 서평입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65489.html
악담이 아니다. 당신도 언젠가는 그곳에서 누군가의 손을 잡게 될 것이다. 도시에서 나고 죽는 우리들은 대체로 마지막에 사람의 할 일을 다하고 존엄한 판단을 기다리는 법정과도 같은 그곳에 이른다. 병원 중환자실이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은 오랫동안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일했던 한 간호사가 쓴 삶과 죽음에 대한 기록이다. 지은이 김형숙씨는 공포와 욕심, 집착과 좌절이 민낯을 드러내는 그곳에서 의료진이 하고 있는 처치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가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노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깊은 회의를 느끼면서도 맹목적으로 죽음의 반대 방향으로 환자를 잡아끌고 버티는 기분이었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52살 심부전증 환자의 양손을 묶고 충분한 호흡을 위해 기도에 튜브관을 넣어야 했다. 그런데 근육이완제와 수면제 양을 아무리 늘려도 환자는 잠들지 않았다. 오른손 검지를 움직여 필사적으로 무슨 말을 전하는 것 같았다. 간호사는 뒤늦게 깨달았다. 환자가 남매를 남겨두고 차마 죽을 수가 없었다는 것을, 그때 기도에 튜브관을 넣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불렀다면 마지막 말 한마디는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책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의료 절차에서 묻혀버린 사람들의 마지막 말을, 고립감, 소외감, 분노와 공포 등을 전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숙제가 남는다.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를 결정하고 존중받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남은주 <한겨레21>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