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공동성명] 기후위기시대, 다시 개발·성장주의인가.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미래가 아닌 재앙의 설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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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를 앞세운 이재명 정부의 성장주의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부는 29일 ‘국민들에게 보고한다’는 이름아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 약 150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이다. 기업의 투자에 국민세금으로 충당될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인프라 지원까지 약속했다.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머리 숙여’ 각별한 감사를 전하며 ‘국민 영웅’으로 추겨세우는 대통령의 퍼포먼스도 있었다. 하지만 ‘메가’의 이름을 달고 발표된 이번 프로젝트는 ‘메가톤급’의 반기후정책에 다름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탄소 과소비’와 ‘에너지 폭주’의 전형으로, 시급히 이뤄져야 할 온실가스 감축정책과 정 반대 지점에 서 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대표적인 전력·용수 다소비 산업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전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핵발전과 일부 화석연료 발전을 함께 활용하고 송전망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화석연료 퇴출을 더디게 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핵발전을 끼워 넣겠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송전탑 지역주민에게 고스란히 그 피해를 전가하는 지역 식민화도 거리낌 없이 진행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탄소중립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것은 안중에도 없다.

 

또한 이번 메가 프로젝트는 대규모 토목사업과 산업 인프라 확장으로 인한 막대한 탄소 배출도 문제이지만 향후 AI 디지털 산업형태를 구조화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고착화한다는 데 더 큰 위험이 있다. 정부가 말하는 경제성장 효과는 단기적일 수 있지만,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장기적이고 광범위하게 국민 모두에게 전가되기에 이 첫 단추를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가 문제적인 지점은 막대한 국가재정의 우선순위가 왜곡된다는 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재난 대응, 기후불평등 해소, 최일선 당사자들의 삶의 권리 확보, 공공교통 확장,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적 투자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정부는 개발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를 약속함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회비용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국가가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가? 이재명 정부는 이 근본적인 시대적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 폭염과 홍수, 산불과 가뭄이 일상이 된 시대에 국가의 미래 비전은 온실가스 감축과 생태계 보전, 공존을 위한 공동체의 돌봄과 회복력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불평등 심화와 기후재난 등의 위기 속에서 인간 존엄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선을 지키기 위한 정책 등이 우선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이 지금 바로 코앞에서 들이닥치고 있는데 천문학적인 이윤을 위한 대기업 특혜를 미래산업이라 칭하며, 복합위기 속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시민들의 삶은 외면하고 있다. 폭염 속에서 살인노동을 해야하는 노동자와 냉방비를 걱정하는 시민들, 침수와 재난 위험에 노출된 지역 주민들, 해마다 달라지는 작황에 미래가 지워진 농민들의 삶을 구하는 것이 지금 호들갑스레 떠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일치하는지 답해야 한다.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는 기후위기 대응이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직결되는 국가의 책무임을 분명히 확인한 바 있다. 이러한 헌법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는 당연하게도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권, 시민의 기본권, 인권 보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검토되었어야 했다. ‘보고회’는 일의 진행 상황을 알리는 것을 넘어 의사결정을 돕는 과정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된 반기후 프로젝트를 당장 철회하고 기후위기시대, 최우선의 국가 과제가 무엇인지 성찰하고 답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더 빠르게 개발하는 데 있지 않다. 낡은 발전모델로는 위기의 시대를 넘을 수 없다. 기후위기 시대, 진정한 모두의 풍요는 생태한계선을 지키면서도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사회적 한계를 확보하는 것, 환경과 인권, 시민의 권리를 함께 지키는 것에 있다. 막대한 자원과 전력을 집중시키고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파헤질게 뻔한 이 재앙의 프로젝트를 당장 멈춰야 한다.

 

2026년 6월30일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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