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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름으로 차별 재생산하기

[서리풀연구통] 과학의 이름으로 차별 재생산하기   김성이(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   역사적으로 과학은 잘못된 믿음과 우상을 파괴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다, 이런 것들이 대표적 사례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았다. 나치의 우생학은 홀로코스트 학살의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되었고, 골상학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합리화하는 도구였다. 이들 문제는 과학적 발견이 사회적으로 해석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고, 사회적 가치가 과학적 탐구에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과학사의 이러한 ‘흑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스캔들’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생물학적, 사회학적 관점을 통합하는 양질의 학술논문들이 발표되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역학과 지역사회건강(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은 1월에 게재한 논문 때문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일본 동경대학의 곤도(Naoki Kondo)와 이시가와(Yoshiki Ishikawa) 교수가 저술한 “건강검진서비스를 잘 받도록 하는 정서적 자극에 의한 행동 중재와 서비스 이용자의 사회경제적 지위: 일본 파친코 시설에서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이 그 주인공이다. (☞논문 바로 가기)   연구진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건강에 유해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건강 유지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이용에 경제적으로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빈곤으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가 인지적 편향을 강화하여 근시안적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회심리적 기전에 개입하여, 긍정적 행동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이들은 우선 건강증진 행동을 하게 만드는 의사결정에 재정적 인센티브, 긍정적 정서, 동료들의 압력, 중독적 혹은 성적 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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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푸념은 옳았을까?

손석희의 푸념은 옳았을까? [서리풀연구통] 한국이 환경 피해자라고?   연두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한반도의 미세먼지가 언제부터 이렇게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어느덧 미세먼지 예보와 그 건강 피해는 매우 중요한 일상 뉴스가 되었다. 이런저런 대책들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그 어떤 대책도 흡족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전 세계적 환경 오염의 피해자, 특히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배출하는 대기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던 중 ‘비닐 대란’이 벌어졌다. 중국이 재활용품 수입량을 줄이자 국내의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비닐을 수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관련 기사 : 4월부터 비닐·스티로폼 재활용 수거 안한다?…주민 대혼란). 4월 2일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는 “왜 중국은 늘 가져가던 페트병은 안 가져가겠다는 것이며, 그토록 받기 싫다는 초미세먼지는 저리도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일까”라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에서 미리 대책을 세우지 못한 환경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존경받는 언론인 손석희 앵커의 푸념이 드러내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는 어딘가 아쉽다. 플라스틱이든 비닐이든 혹은 전자제품이든, 그것들이 사용되는 장소와 그 폐기물이 버려지고 처리되는 장소는 다르다.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국경을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미 다 사용한 물건이고 심지어 성실하게 분리수거까지 해서 버렸으니 딱히 내가 잘못한 것도 없어 보인다. 분리수거한 쓰레기들을 ‘누군가 어디에서’ 잘 처리하고, 제대로 재활용하고 있을 것이라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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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차별, 질병력

또 다른 차별, 질병력 [서리풀연구통] 질병 기록으로 인한 차별, 사라져야    두레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국내 건강보험 정책에서 보장성 강화의 주요 잣대 중 하나는 “암”과 관련된 본인부담금이다. 많은 나라에서 “암과의 전쟁”이라고 칭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질병의 중증도나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나 암은 중요한 질병이다. 이런 관심과 의학적 기술발전 덕에, 암의 진단율과 치료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관련 기사 : 암 발생 4년 연속 감소…생존율은 꾸준히 증가).   이렇게 암의 완치율이나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환자들의 삶이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암 생존 저널(Journal of Cancer Survivorship)>에 미국 세인트주드 어린이 연구병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아동기 암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의 직장 경험과 이직 의도”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논문 바로 가기)   연구진은 암 생존자가 구직 과정에서 “질병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고, 직업이 있더라도 질병력 때문에 직장에서 차별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질병으로부터는 자유로워졌지만, 과거 질병 경험으로 인해 차별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암 진단 후 최소한 10년이 경과했으며 고용 경험이 있는 18세 이상 성인 289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공식적 차별을 측정하기 위해 암 생존자라는 이유로 상사가 불공정하게 대한 적이 있는지, 회사에서 직무차별을 경험했다고 느꼈는지 여부를 물었다. 한편 비공식적 차별에 대해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사적 차별을 조사하는 설문 항목을 변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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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호스피스를 꺼린 까닭

암환자가 호스피스를 꺼린 까닭 [서리풀연구통] 의료 이용 결정에 영향 미치는 복잡한 요인들   김정우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환자가 회복을 위한 치료를 그만두고 병고를 덜어주는 케어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회복이 불가능하고 사망에 임박한 환자들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통증을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어려움을 돕는 등 삶의 질을 높여준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이용한 사별 가족들의 만족도(93%)가 일반 암 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58%)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그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관련 기사 : 호스피스에 대한 만족도 93%…암치료기관 이용보다 2배 가까이 높아).   그러나 아직까지 이용률은 미미하다. 점점 보편화되고는 있다지만, 2016년 암 사망자 중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한 이들은 17.5%에 불과하다. 미국 52.0%, 영국 46.6%, 캐나다 40.8%는 물론, 가까운 대만의 39.0%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관련 기사 : 호스피스 이용 늘지만… 완화의료 비율 세계 33위). 아마도 죽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치료하려는 의사들, 충분하게 갖춰지지 못한 제도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짐작이 크게 틀리지는 않겠지만, 오늘 소개할 연구는 상황의 복잡함을 잘 보여준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팀은 미국에서 말기 암 환자들이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데 어떤 제약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말기 환자들과 돌봄 제공자들, 그리고 이들을 진료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논문 바로 가기 : 생의료화의 문화적 측면으로서 희망의 정치경제).   의사들은 언제 치료를 멈추고 호스피스로 넘어가야 할 지 시기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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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여자보다 일찍 죽을까?

남자는 왜 여자보다 일찍 죽을까? [서리풀연구통] 유해한 남성성의 건강 비용   김 새 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원)   “남자들은 별로 잘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죽이고 죽으라면서 그들을 전쟁터에 보냅니다. 그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내면서 자신의 남자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고속도로 한가운데 누워 있습니다. 그들은 중년의 나이가 되고 얼마 안 있어 심장 마비로 죽고, 남자답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다가 간과 폐의 질병으로 죽고, 대략 여성들보다 네 배 많은 비율로 자살을 하고, 대개 여성들보다 세 배 많은 비율로 살인의 희생자가 되며(주로 다른 남자들의 손에), 그 결과 여성들보다 약 8년 덜 삽니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벨 훅스 지음, 이순영 옮김, 책담 펴냄) 205~206쪽) 미국의 유명한 페미니스트 저자 벨 훅스는 가족관계치료사인 올가 실버스타인의 책을 인용해 해로운 가부장적 남성성과 그 결과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한다. 이런 양상은 한국에서도 비슷하다. 다만 한국에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2.4배이고 살인 가해자의 84%가 남성인 것은 유사하지만 살인 희생자는 여성이 51%로 조금 더 많다(☞참고 자료 : 여자가 더 위험해, 안 위험해? 진짜 통계는 이렇다). 그런데도 2014년 기준 한국 여성의 기대여명은 85.5세인 반면 남성은 78.9세로 6.6년을 덜 산다. 건강 영역에서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건강행태가 불량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빈번하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며, 몸이 아픈 경우에도 관련해서 사회적 지지를 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보건소의 건강증진프로그램이나 건강한 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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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재정 덜 쓰고, 국민 건강 지키는 비결?

의료 재정 덜 쓰고, 국민 건강 지키는 비결? [서리풀 연구통通] 의료 이외의 복지도 건강에 도움 된다 오로라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 인구 고령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현재 경향대로 의료비 상승이 지속된다면 21세기 중반 무렵 그 비용을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관련 자료 : 보건의료체계 재정의 지속가능성). 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향후의 재정 추계, 비용 증가 요인 심층 분석 등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야 우리는 건강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의료비 지출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캐나다 의사협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더턴(Dutton)을 비롯한 4명의 공공정책 연구자들이 게재한 논문은 이와 관련한 실마리를 보여준다(☞관련 자료 : 캐나다 주정부의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지출이 건강결과에 미치는 영향). 그동안의 논의가 주로 건강보험이나 보건의료체계 안에서의 지출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이 연구는 보건의료 영역을 넘어 사회복지를 아우르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연구진은 우선 건강을 위한 정부 지출이 협소한 “보건의료”에만 한정되는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보았다. 이들은 교육, 고용, 소득, 주거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들(social determinants of health)”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복지지출도 중요한 건강지출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정부가 건강을 의식적으로 염두에 두고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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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보다 나쁜 직장 생활이 건강에 해롭다

[서리풀연구통] 백수보다 나쁜 직장 생활, 건강에 해롭다  나쁜 일자리라도 감지덕지하라고?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   몇 년 동안의 조선업 침체로 거제시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에 ‘고용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관련 기사: 부산·울산지역 조선업 불황에 실업률 최고치 기록).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이제야 나오고 있는데(☞관련 기사: 연초부터 잇단 신규 수주…조선업, 바닥찍고 반등하나), 이번에는 군산 지역이 패닉에 빠졌다. GM사가 자동차 생산기지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하던 2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텐데 ‘희망’이라니 기막힌 작명법이 아닐 수 없다. 조선업에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는 ‘고용 위기 지역’을 선포하고, 퇴직 혹은 해고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희망센터’ 마련 등 지원 대책을 세울 것이다(☞관련 기사: 정부, ‘GM 철수’ 군산 ‘고용 위기 지역’ 지정키로). 그리고 역시 조선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하청/파견 노동자들은 ‘희망퇴직’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채 조용히 지역에서 사라질 것이다(☞관련 기사: 한국GM, 비정규직 200명 가장 먼저 해고 통보). 이렇게 동시에 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에 처하는 경우, 일자리를 둘러싼 극심한 경쟁이 벌어지고 그러다보면 노동자들의 협상력은 약화되기 마련이다. 예전 일자리보다 임금이나 근로환경이 나쁘더라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도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나쁜 일자리라도 일을 하는 게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논문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공중보건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잡지 <국제역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은, 나쁜 일자리로 재취업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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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하지 않은 사회, 우리가 원하는 보건의료의 모습은?

[서리풀연구통] 평등해야 건강하다? 평등하지 않은 사회, 우리가 원하는 보건의료의 모습은?   김 선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원)   사회가 불평등할수록 여러 질병의 유병률이 높고 기대수명 역시 낮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과 같이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그 영향은 더욱 분명하다 (관련 자료: <건강 불평등, 사회는 어떻게 죽이는가?>, <평등해야 건강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불평등이 공적 지출을 막는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와 같이 공적 지출의 역할이 큰 분야에서 이러한 설명은 더욱 설득력이 있다. 넉넉한 경제 수준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보건의료 제공에 인색한 미국 사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보편적 보건의료 제공을 위한 공평한 (누진적) 조세/보험료 부담은 지지를 얻기 어렵다. 개인화, 시장화된 보건의료체계는 건강 불평등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전체 건강수준도 낮춘다. 보건의료는 건강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지만, 강력한 일차의료는 불평등의 부정적 건강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취약 집단도 접근 가능하고, 치료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건강 문제를 조기에 관리하는 한편 불필요한 전문 의료 이용에 따른 건강 피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자료: <Primary Care>). 얼핏 당연해 보이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최근까지도 검증되지 않았었다. 최근 보건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사회과학과 의학 Social Science and Medicine>에는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하는 탐색적 연구가 실렸다. 벨기에 겐트 대학 연구팀의 “유럽 내 소득 불평등과 건강의 연계, 일차의료의 강도 차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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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은 병원에만? 당신 옆자리도 활활 타고 있다

 ‘태움’은 병원에만? 당신 옆자리도 활활 타고 있다 [서리풀 연구통通] 죽음 부르는 ‘일터 괴롭힘’   이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지난 연말, 간호사들이 강요에 의해 집단적으로 선정적 장기자랑을 해야 했던 일이 세간에 알려졌다. 그 후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인권 침해,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병원장이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대형 종합병원의 신입간호사가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위 ‘태움’이라는 간호사 조직의 고유한 문화 때문인지, 개인의 성향 때문인지, 혹은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 기사 :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숨진 채 발견…남자친구 “‘태움’ 있었다”·병원 “없었다” , “병원 관둔다던 애가 왜 죽었나” 아산병원 간호사 유족 분노), 자세한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한다.   ‘태움’ 문화가 간호사들 사이에 만연해 있다고는 하지만, 일터 괴롭힘 자체는 결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는 일터 괴롭힘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흔한’ 문제인지 보여준다. 이는 2017년 8~9월 동안 1년 이상의 직장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성인 임금근로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포함)를 대상으로 일터 괴롭힘 피해와 대응 경험, 일터 괴롭힘에 대한 인식과 직장의 태도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조사 응답자 1506명 중 46.5%가 월 1회 이상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39.0%는 개인적 괴롭힘을, 5.6%는 집단적 괴롭힘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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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가 배제된 참여, 불평등 악화시킨다

[서리풀연구통]  약자가 배제된 참여, 불평등 악화시킨다 ‘살아남은’ 사람들만 조사하는 한계   푸른언덕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작년 말 참여연대와 무상의료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문재인 케어’ 실행과 관련하여 비판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케어 의정협의체’가 시민사회를 배제한 채 의료계와 정부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비판의 요지였다 (☞관련 기사 : “문케어, 의사 아닌 국민 포함 범사회협의체 필요”). 이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 거버넌스 개혁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시민 참여가 매우 제한되어 있는 현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관련 기사 : “건정심 등 의료정책 결정기구 ‘대수술’ 필요”). 이렇듯 최근 보건의료정책의 결정이나 실행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 해 서리풀 연구통(☞바로 가기 : 민주주의, 건강에도 이롭다)에서 소개한 것처럼, 성숙한 시민참여 민주주의가 시민의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시민참여의 확대와 더불어 참여에서의 ‘불평등’ 문제도 함께 대두하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각종 공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이나 기회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이 각자의 이해득실을 뛰어넘어 공동체적 연대나 공적 가치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참여 불평등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직업이나 학력, 소득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사회정치적 참여에 격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