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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논의, 너무 늦고 약하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개헌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이다. 제헌절(바로 오늘이다!)을 활용하는 홍보 활동인지는 모르나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여론 수렴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정도 내놓았다. “대통령이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 13일에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제헌절을 기점으로 개헌 논의가 본격 추진돼야 한다.” (기사 바로가기) 개헌특위가 제시한 ‘국민참여형’ 개헌 논의의 방법과 일정은 이렇다.   △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에서 국민대토론회 개최(8월말∼9월말, 11회) △ 누구나 개헌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국민개헌 자유발언대 설치·운영(9월∼) △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개헌국민대표 5,000명을 선발해 주요 쟁점을 숙의·토론하는 개헌국민대표 원탁토론(10월, 4회) △ 직접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국민을 위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홈페이지 개설.   개헌을 논의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과 부합하는 만큼(<서리풀 논평> 2017년 7월 3일, 바로가기, 우리는 국회 개헌특위의 이런 활동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이것만으로 ‘시민 참여’가 충분하다 할 수 없으나, 또 다른 주체들이 다양한 과정을 통해 보완하고 키워 갈 일이다. 일반 시민이 참여하여 무엇을 다룰 것인가? 건강권을 포함한 기본권 강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은 되풀이하지 않는다. 바로 2주 전 <서리풀 논평>에 기본권이 핵심이라는 우리 주장의 논거를 밝혀 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한 가지는 보태는 것이 좋겠다. 바로 며칠 전 국회의장실이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3.9%가 헌법상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보도자료 바로가기). 조사의 오차범위를 생각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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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성소수자 차별은 건강의 적이다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통通’에서 매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성소수자 차별은 건강의 적이다 [서리풀 연구通] 성소수자의 의료 이용을 어렵게 하는 사회적 낙인 오로라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회원 2017.07.14 16:24:29 지난 5월, 아시아 최초로 대만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지난 6월 말 독일에 이르기까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개가 넘는 국가에서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에 비해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의 결혼권 논의는 좀처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 처벌 사건(☞관련 자료 : 동성애자는 나라도 못지키는 나라…”국제 망신”)에서 드러나듯,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은 여전히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사회적 차별과 낙인은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이루어진 국내외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성소수자 집단은 건강과 의료이용에서 상당한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 이를테면 동성애 성정체성을 지닌 청소년들은 또래 청소년들보다 두 배 많이 자살을 시도하고(☞관련 자료 : Adolescent sexual orientation and suicide risk), 노인 LGBT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경우에도 다른 노인들에 비해 더 큰 사회적 고립과 필수 의료에 대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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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환경 때문에 사망? 제도 때문에 사망!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통通’에서 매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환경 때문에 사망? 제도 때문에 사망! [서리풀 연구通] 생명을 앗아간 잉글랜드 돌봄 체계의 실패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원 2017.07.08 12:26:46     우리는 자연재해나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건강 문제가 생기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1997~98년 경제위기 당시 실업률이 높았으니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한파나 폭염이 닥치면 쇠약한 노인의 사망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면밀히 검토를 해보면, 이것이 당연한 일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오늘 소개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돌링 교수팀의 연구는 이런 익숙한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논문 바로가기). 영국의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방에서는 지난 2014~15년 겨울, 특히 2015년 1월에 사망률이 치솟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사망자 숫자는 그 전해 같은 기간보다 약 1만2000명이 더 많았고, 노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지난 30년 간 (가끔 변동이 있기는 했지만)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특별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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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강화, 장관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의 정책학자 길 월트는 장관에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소주의자, 정책선택자, 정책집행자, 정책 대사 중 하나라는 것(길 월트 지음, 김창엽 옮김, <건강정책의 이해>, 한울 펴냄).   “최소주의자는 부처의 기본 역할만 수행한다. 정책선택자는 똑똑한 일반인처럼 행동하면서 여러 정책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정도에 만족한다. 정책집행자는 관리자로서 해야 할 역할과 효율성에 모든 관심을 쏟고, 정책 대사는 일반대중과 만나 부처의 정책과 업무를 홍보하는 것을 주로 한다.”   더 중요한 내용이 이어진다. “공무원이 정보를 장악해 장관을 불리한 처지에 몰아넣은 다음,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가?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 대통령을 뽑느라 장관(그리고 책임이 있는 고위 공직자)을 소홀하게 생각하기 쉽다. 장관은 생각보다(생각만큼!) 중요하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행정부 구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미 활동을 시작한 장관이 있는가 하면, 이제야 지명된 장관도 있다. 장관 이외에 책임 있는 공직자까지 포함하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좋은 정부를 가질 수 있다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무슨 큰 문제일까. 충분히 시간을 쓰는 것이 검증과 판단에 도움이 될 터이니 기다려도 된다. 행정부가 해야 할 정책과 사업의 방향을 논의하고 명확히 하는 기회가 되면 금상첨화다.   시간과 속도, 행정부 구성의 완결 여부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관심은 고위 공직자의 충원 구조에 대한 것이다. 위장 전입인지 아닌지, 제대로 인사 검증을 했느니 못했느니, 그 미시적 조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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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과정이 더 중요하다

대통령이 내년 지방 선거 때 개헌을 하자고 제안한 후 개헌 논의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회 개헌특위가 내년 2월까지 개정안을 만든다고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국회는  분과별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토론회까지 개최하는 중이다(관련 기사 바로 가기). 누구든 첫째 관심은 새로운 헌법에 무슨 내용이 담길 것인가 하는 것. 우리는 이미 2014년 10월에 사회권적 기본권을 강화하고, 그런 맥락에서 ‘건강권’을 적극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기본 방향을 주장했다(서리플 논평 ‘새로운 헌법의 조건’ 바로 가기). “우리는 개헌 논의를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권은 상세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국가의 의무도 당연히 따라간다….(중략)… 소득, 교육, 고용, 노동조건, 환경, 주거…기본권마다 더 자세한 권리의 목록을 포함해야 하고,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조건과 환경이 바뀌었으니, 권리의 ‘최저’ ‘기본’ 또는 ‘적정’의 수준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 의견은 지금도 유효하다. 마침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슷한 취지에서 ‘기본권 보장 강화를 위한 헌법개정안’을 만들고 며칠 전 토론에 붙였다(국가인권위원 보도자료 바로 가기). 일단 방향을 이렇게 잡은 것을 환영하고 더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기본권 강화가 개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논의는 또 있다. 지난주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제주인권회의’에서도 ‘개헌과 인권’이 핵심 주제의 하나로 다루어졌다(한국인권재단 공지사항 바로 가기, ‘한국 사회 인권을 말한다…제주인권회의 열려’ 기사 바로 가기). 인권과 기본권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이라야 시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공통된 인식이 논의 배경이 되었으리라. 헌법 개정안은 지금도 ‘구성’되는 중인만큼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다만, 현재 논의 정도와 수준을 고려할 때 기본권이 얼마나 강화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기본권 중에서도 이른바 사회적 기본권(또는 ‘사회권’), 그리고 우리의 관심인 건강권은 더 불확실하다. 이 논평은 주로 건강권에 관심을 두지만, 다른 사회적 기본권도 근본에서는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싶다. 사회적 기본권으로서 건강권이 크게 진전되기 어렵다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정안에서도 드러난다. 이 개정안은 건강권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모든 사람은 건강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질병 예방과 보건의료체계의 향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한다.” 개정안이 기존 헌법 조항(“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것은 분명하나, ‘건강을 향유할 권리’는 여전히 추상적이고 선언적이다. 질병 예방과 보건의료체계의 향상 등을 법률로 미루었으니, 국가의 책무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한계가 명확하다. 국회 개헌특위가 마련한 개정안 초안도 건강권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었다 하기 어렵다. 특위의 분과에서 만들었다는 초안의 건강권 조항은 다음과 같다. “모든 국민은 적절한 보건,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이 초안은 건강권을 건강이 아니라 보건,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국가의 책무는 ‘의무’가 아니라 ‘노력’하는 것에(전통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조항만으로는 새로운 헌법도 건강권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지침 노릇을 하기 어렵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하는 건강권은 훨씬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참여연대가 중심이 된 ‘개헌과 사회권 토론회’(2017년 5월 24일)에서는 다음과 같은 초안이 제안되었다. ① 국내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모든 사람은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의 경제적 부담능력에 따라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는 수준의 적절하고 합리적인 의료보장 및 공공 보건서비스 및 관련 제도를 실시할 의무를 진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책임 하에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공의료를 확충하여야 한다. ③ 국가는 질병 및 사고를 당한 생활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생명 또는 신체의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긴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적절한 의료보장을 실시하여야 한다. 분명히 나아진 것이나 우리는 이것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건강권은 보건의료 서비스나 의료보장제도에 대한 권리를 넘어 누구나 건강한 상태(결과)를 누릴 수 있는 권리여야 한다. 최근 ‘사회적 결정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진 만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 교육, 노동, 고용 등도 권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회적 기본권에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다음 글을 참조할 것. ‘개헌과 건강권’ 바로 가기). 국가의 책무도 더 적극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사회권에 대한 국가 책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샌드라 프레드먼의 주장에 동의한다. 권리를 모두 충족하지 못해도 또는 그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의무가 아무리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그것이 의무를 소홀히 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즉, 권리가 충족되는지와 무관하게 (국가의) 의무는 존재한다(샌드라 프레드먼 지음, 조효제 옮김. <인권의 대전환>, 교양인 펴냄). 적극적으로 건강권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지금은 건강권이 선언 수준 이상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인정한다. 헌법 개정과 그 방향이 상황과 맥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 건강권을 보장하는 수준은 시민과 대중이 이해하고 참여하며 논의하는 것 이상으로 ‘돌출’할 수 없다. ‘사회적 이해’의 수준을 고려하면 건강권(나아가 사회적 기본권)에 대한 강한 지지와 옹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취약한 사회적 이해 또는 기반 때문에라도 내용을 넘어 헌법 개정의 ‘과정’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일부 집단과 정치인이 아니라, 대중과 시민이 개헌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2016년 7월 18일 <서리풀 논평> ‘시민이 이끄는 개헌 논의를’ 바로 가기). “우리는 개헌이 목표로 하는 헌법 내용보다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중략)…누가 개헌을 이끌고 과정을 지배하는 주체인가? 형식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뜻보다는 헌법이 실질적인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논의가 민주적이고 참여적일 때, 결과로서의 헌법은 비로소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시민이 만들어가고 또 만들어내는 헌법, ‘시민의 헌법’이 필요하다.”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거듭 주장한다. 어떤 형식과 절차든 기본권, 사회적 기본권(사회권), 건강권을 배우고 논의하며 요구하는 것이 더 좋은 헌법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회의, 만민공동회, 시민행동, 그 무엇이든 좋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토론하고 요구해야 한다. 농민, 어민, 비정규 노동자, 아동,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어 담지 않고 어떻게 개헌을 논의할 수 있단 말인가? 건강권도 마찬가지다. 삼성반도체 건강 피해 노동자, 핵발전소 주변 주민, 홈리스와 쪽방 거주자, 비정규 노동자, 섬에 사는 노인이 건강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지 못한 채 건강권을 규정할 수 있을까? 건강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불평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따질 수 있을까? 더 많이 참여하고 어떤 소리라도 내고 듣는 민주적 개헌이 필요하다. 시간이 모자라면? 꼭 내년 4월에 개헌을 해야 할 급박한 이유가 있는가? 필요하면 시기를 늦추고 차분하게 그러나 치밀하게 논의해야 더 좋은 헌법을 가질 수 있다.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장담할 수 없으니, 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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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담론이 놓치고 있는 것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통通’에서 매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담론이 놓치고 있는 것 김선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   새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있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가 주요 정책 방향 중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회적 요구가 높고,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보건 정책 핵심은 보장성 확대에 있다”고 밝힌 바도 있다 (☞관련 기사 :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 “文정부, 보건정책 핵심은 보장성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익숙한 담론이다. 이번 대선만 해도, 모든 후보자가 이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관련 자료).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 현실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비급여 진료비는 줄기는커녕 늘고 있고, 소득에 비해 과중한 의료비 부담을 지고 있는 가구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담론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인구의 3%가 적용을 받는 의료급여다. 물론 건강보험 비급여를 급여화한다면 의료급여 수급자의 ‘보장성’도 함께 높아지는 것은 맞다. 의료급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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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 기후변화의 증거인가

    어느 지역을 가릴 것 없이 가뭄 피해가 크다. 충남 서북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저수율이 0%가 되어 기능이 정지된 저수지가 속출한다니, ‘최악의 가뭄’이란 표현이 빈말이 아닌 모양이다. 어떻게든 농사 피해를 줄이는 것이 큰 걱정거리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걱정이겠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생계가 달린 중대사가 아닌가. 정부는 가뭄 대책뿐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가뭄 피해를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하기 바란다. 뉴스에 늘 나오는 것 같지만, 가뭄에 대한 관심과 의제는 보편적인 것이 되기 어렵다. 농사짓는 사람이 아니면 급수 제한, 상수도 정도가 문제일까 직접 영향 받을 일이 거의 없다. 아직은 대부분 지역에서 수도가 멀쩡하니, 걱정은 간접이고 추상이다.   일부만 관심을 보이는 문제면 정부와 사회가 힘을 모아 대응하는데 동력이 달린다. 대처 방식도 몇 가지, 그것도 당장 효과가 있을 법한 기술적인 방법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굴착과 양수기 같은 전통적 방법들이다.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항구적’ 대책을 마련한다 하나, 그때뿐이다. 그나마 수계연결이나 추가 용수원 확보, 댐 만들기 같은 (때때로 저의가 의심스러운) 토목 패러다임. 가뭄이 있을 때마다 비슷한 대책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그 일조차 지지부진인 모양이다.   오늘 우리는 가뭄으로부터 기후변화를 생각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피해에 대한 대응(부분)에서 ‘기후변화’의 정치(보편)가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뜻 별개의 문제거나 관련이 있더라도 꽤 먼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근본에서 두 문제가 (완전히) 만난다고 생각한다.   첫째, 현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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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아동기의 가구 소득 변화가 훗날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통通’에서 격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아동기의 가구 소득 변화가 훗날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서리풀 연구통] 아동수당 도입을 환영하며   조원섭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   정부는 내년부터 다섯 살 이하 어린이들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 기사 바로 가기). 인구 감소를 방지하고 부모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동수당을 신설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어린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할 책임이 단지 부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은 어린이가 빈곤으로 인해 삶의 가치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의 박탈을 경험하지 않도록 (☞바로 가기)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빈곤이 어린이의 성장, 인지 발달, 행동, 정서와 사회심리적 발달, 학습과 교육, 신체와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UCLA 대학교,

서리풀 논평

런던 그렌펠타워 참사의 교훈

    외국 일은 사건, 선거, 그도 아니면 한국 관련 뉴스만 단편적으로 다루는 한국 언론도 런던의 대형 화재에는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14일 런던에서 일어난 큰불은 피해 규모와 사고 원인, 정부의 대처가 모두 뉴스거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한국 상황이 겹쳐 보이는 것은 아닐까?   우선, 피해 규모가 크다. 6월 18일 현재 사망자가 최소 58명으로 추정되고,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런던에서 일어난 화재로는 최악이라고 한다. 막연히 ‘선진국’으로 알던 영국, 그것도 수도 한복판에서 이런 큰 사고가 난 것이 놀랍다.   사고에 대한 대처도 말이 많다. 영국 정부는 불나고 12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각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늑장을 부렸고, 총리는 사고가 난 지 33시간 만에 현장을 찾았다. 그나마 피해 주민은 얼굴도 보지 않은 채 떠났다고 한다.   총리가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만, 총리의 행동은 영국(또는 잉글랜드)이라는 국가가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보여준다. 앞으로 어떻게 피해를 수습하고 어떤 대책을 내는지 유심히 볼 일이다. 한국 사람들이 어떤 ‘기시감’을 느끼고 일부 한국 언론이 ‘세월호 참사’를 불러내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화재 원인에 이르면 더 익숙한 풍경을 만난다. 외국 언론들은 그렌펠타워 참사의 직접적 원인으로 엉터리 리모델링 공사를 지목했다. 불에 약한 싸구려 재료를 외장재로 써서 불을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니, 한국인에게 이런 스토리는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     그다음도 마찬가지, 리모델링에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없다, 뭐

서리풀 논평

일자리 창출과 환자 돌봄의 ‘정상화’

  새 정부가 ‘일자리’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따로 설치하고 수석비서관 자리도 만들었으니 ‘최우선’이란 말이 빈말은 아닐 터. 대통령 집무실에 상황판까지 설치했다니 적어도 그 관심은 느낄 만하다.   정부는 우선 돈(추가경정예산)을 들여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 분야에 직접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경예산은 11조 2천억 원 규모. 공무원 1만 2천 명을 포함해 공공부문 7만 1천 개, 민간부문 3만 9천 개 등 약 1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국회에서 티격태격하느라 어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예상대로(!) 정책 아이디어는 새롭지 않다. 일자리가 더 나올 곳은 공공부문과 보건을 비롯한 사회서비스뿐이라는 오랜 논의 그대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전폭적인 재정 투입이 예고됐다. 정부는 직접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 2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투입해 2만4000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중략)…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보육, 보건, 요양, 사회복지 등에 집중돼 있다. 보조교사(4000명), 대체교사(1000명), 치매관리(5100명), 노인돌봄서비스(600명), 아동안전지킴이(3100명), 산림재해일자리(4000명) 등의 분야에서 인력이 확대된다.”(기사 바로가기)   새로 만들겠다는 일자리는 누가 봐도 상식적이다. 꼭 이 정부와 이 정책이 아니라도 오래전부터 사람이 더 필요한 분야고 일이라 했다. 좋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쓰는가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일이기도 하다. 노인 인구와 저출산 등 사회가 변화하는 방향을 보더라도 늘려야 하는 일자리다.   일자리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접어두자. 다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야겠다. 시장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역이라는 것을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