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당장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멈춰라
– 이스라엘과 미국의 집단학살 재개는 중동 전역에 대한 선전포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 속에 집단학살을 재개했다. 3월 18일 현지 시각 새벽 2시, 이스라엘은 폭격기와 드론 100대 이상을 동원해 가자지구 전역을 기습하며 휴전 협정을 깨고 어둠 속에 주민 410명을 학살했다. 이스라엘은 내내 그랬듯이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 폭격했고, 아동 173명을 살해하며 팔레스타인 역사에 단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아동을 살해한 날을 기록했다. 며칠을 굶주리다 살해된 아이를 안은 엄마는 절규하고 오지 못하는 구급차를 기다리던 부상자들은 숨이 다할 때까지 비명을 질렀다. 잔해에 깔린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몇 달을 고군분투하던 이들도 잔해 속 시신이 되었다. 의료 물품 부족으로 부상자는 분 단위로 죽어가고 병원 영안실을 넘어 복도에도 더 이상 죽은 자를 안치할 자리가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 정치가들이 거듭 약속한 대로 가자지구는 생지옥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1월 1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위임을 받은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체결한 이후 이스라엘은 지속적으로 협정을 위반했다. 휴전 중에도 가자 주민 150명을 학살했고, 구호단체 활동가 6인과 기자 3인을 표적 살해했다. 피란민들이 기거할 이동식 주택 6만 채와 텐트 20만 개의 반입을 금지해 저체온증으로 신생아 7명이 사망했다. 포로 교환을 통해 풀려난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재차 납치하고 1단계 휴전 중 2단계 휴전을 논의하기로 했던 합의에 응하지 않았다.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끝난 다음 날인 3월 2일에는 가자지구로 식량과 의약품 등 모든 구호품 반입을 완전히 차단해 구호 트럭 1만 대가 국경에 묶였고, 일주일 후엔 전기와 연료 공급도 끊었다. 기아를 조장하는 이런 점진적인 집단학살은 영국, 독일과 같은 이스라엘의 동맹국조차 우려를 표할 정도로 국제적인 규탄을 받았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재개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애초 이스라엘은 휴전을 파기하겠다는 의도를 숨긴 적도 없다. 이스라엘은 즉각 가자지구 공습을 멈추고, 집단학살을 중단해야 한다.
가자지구에 물 한 방울, 밀가루 한 봉지 들어오지 않은 16일간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 점령군을 향해 총알 한 발 발사되지 않았다. 2단계 휴전 논의를 거부한 것은 이스라엘이다. 때문에 미국은 별도 채널을 개설해 하마스와 직접 휴전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양측이 합의한 휴전안은 2024년 이스라엘이 중재국인 카타르, 이집트에 제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구상한 안과 같다. 이를 하마스가 받아들이자, 이스라엘이 거부한 것이다. 그러고는 집단학살을 재개하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것이 “시작일 뿐”이라고 선포했다. 생환한 이스라엘 포로와 포로 가족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원래 휴전 조건에 따라 풀려날 예정이었던 이스라엘 포로들을 폭격으로 또다시 “희생”시킨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논평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집단학살 재개는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과 휴전을 끝내라는 극우 세력의 압박 등 국내 정치에 대한 돌파구라고 지적한다. 이를 미국이 전면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전임 시절에도 피점령지 동예루살렘과 시리아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승인하는 등 네타냐후가 실각할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자로 나섰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일주일 전 계획한 집단학살 재개를 바로 승인했다. 야만적 개인들의 야합은 중동 전역을 전쟁으로 몰아넣는 더 큰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 미국은 예멘을 폭격해 아동 5명을 포함해 53명을 살해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예멘을 향해 “압도적인 살상력을 사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예멘이 홍해를 봉쇄하고 미국 국적선을 공격했다는 것이 그 명분이다. 하지만 예멘은 트럼프 취임 하루 전에 발효된 휴전 이후로 홍해 봉쇄를 중단했고 2달간 어떤 미국 배도 공격받지 않았다. 3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구호품 반입을 전면 차단하자, 예멘은 오직 구호품 반입만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관련 배만을 상대로 홍해 봉쇄를 재개했다. 앞서 홍해를 봉쇄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용이하게 수행하도록 예멘을 공격하고 있고, 이를 넘어 트럼프는 예멘이 발사한 모든 총격을 이란이 행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이란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고,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이란으로의 확전을 협박하고 있다. 이란과의 전면전은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바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스스로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전 세계가 멈추도록 강제해야 한다. 국제사법재판소가 결정한 대로 그 결정을 받아 유엔 총회가 채택한 대로 팔레스타인 피점령지에서 완전히 철수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네타냐후 총리 등 수많은 이스라엘 전쟁범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더 많이 거리로 나와 자국 정부를 압박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자. 지금 당장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멈추게 이스라엘을 강제하는 것이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다. 휴전이 발효된 후 가자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와 무너진 집터를 청소하고, 폐허 위에 학교를 세우며 이전의 삶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희망이 또다시 부서지도록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끝.
2025.3.19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