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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논평

‘우리’의 대통령을 다시 뽑자

  그래도 공식적으로는 민주공화국인데, ‘하야(下野)’란 어울리지 않는다. 관직이나 정치에서 물러나 시골로 ‘내려간다’는 뜻이라면, ‘관’이나 ‘정(政)’은 높고 ‘민(民)’은 낮다는 것이 아닌가. 봉건시대에나 어울리는 어법이다. 따지면 ‘퇴진’이라는 말도 모자란다. 지금 벌어지는 일에서 진퇴를 결정할 주체는 당사자인 대통령과 집권층이 아니다. 결단하거나 결심할 쪽은 그들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과 시민이다. 주권자는 ‘-되어야 한다’거나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의 수동태로 말하지 않는다. 능동태로, 탄핵하거나 물러나게 하거나 소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라의 기본이 초라하게 무너졌으니, 우리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인들 평소처럼 ‘시민’과 ‘건강증진’과 ‘연구’에 매진하지 못하겠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허무와 냉소가 근거가 없지 않으니, 본업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이 사태를 말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오래 의심하던 이 정권의 가치 지향과 일하는 방식, 실력이 드러난 것이 큰 의의다. 첫째, 박근혜 정권은 국가 시스템 그리고 국정 운영 시스템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완전하게 무너뜨렸다. 국가 운영과 국정은 시스템이라 할 것도 없다. 자격도 실력도 태도도 되어 있지 않은 자들이 국정을 맡아 어지럽혔으니 놀라움을 넘어 두렵다. 남북문제, 사드 배치, 외교에도 끼어들었다는 소리가 그냥 농담인 것 같지 않다. 이 정도라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안도해야 할까 자부해야 할까.     방송이 보도한 최순실 파일 중에는 ‘130128고용복지_업무보고_참고자료’라는 것이 있다. 이때(2013년 1월 28일)는 대통령 인수위 시기니 현 정권의 복지와 건강, 의료를 어떻게 할까 하는 기본방침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정권은 이런 내용을 준비하면서 행정부도 정치권도, 그리고 시민사회나 전문가도 아닌, 최순실에게 묻고 그와

서리풀 논평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코리아 에이드’의 정체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 나라,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를 방문 중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가 외국서 ‘국익’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다고 표현해야 도리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겠다. 일부 언론은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고 아프리카를 순방하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안보 외교가 세일즈 외교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비판의 이유다(아프리카 방문을 ‘세일즈’ 외교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하자!). 우리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프리카 방문 그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이 내세운 대로 이번 방문이 ‘개발 협력’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이번 방문, 또는 이와 연관된 외교 활동이 개발 협력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가에 있다. 정부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아프리카 순방의 핵심 의제는 ‘코리아 에이드’ 사업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블로그의 설명도 코리아 에이드가 첫머리에 올라와 있다 (바로가기).   “박 대통령은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3개국 방문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해가는 협력 파트너십의 기반을 다질 예정…(중략)…특히, 이번 순방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는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은 보건, 음식, 문화 분야를 포괄하는 복합형 개발협력 프로젝트로서 앞으로 우리의 對아프리카 개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   코리아 에이드가 무엇인가. 참 안이한 브랜드라는 일부 비판은 접어두자. 내용만 괜찮으면 그까짓 이름쯤이야. 황당한 내용이 진짜 문제다. 외교부가 낸 공식 보도자료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다 (바로가기).   “코리아에이드는 기본적으로 보건, 음식, 문화 차량을 활용한 이동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