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소식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보건의료·건강권운동 선언 (마감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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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위험천만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고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이를 적극 찬성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과학적 검토 의견을 무시한 이 계획에는 생태와 건강에 대한 고려가 실종되어 있습니다.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시 하는 보건의료인과 건강권운동 활동가·연구자들도 핵오염수 투기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려 합니다. 아래 링크로 참여하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참여 링크: bit.ly/stop_nuclear_waste_dumping

 

[선언 본문]

우리는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핵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를 반대한다. 태평양으로의 핵 오염수 방류는 생태와 인간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위해를 끼치는 행위이며 한 세대의 문제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우리는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이러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지금까지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독립적인 과학적 평가는 태평양도서포럼(PIF)의 독립적 국제과학 패널에 의해 수행되었다. 패널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첫째 후쿠시마 핵발전소 현장에 있는 오염수 탱크 중 약 1/4에서만 시료가 채취되었으며 대부분 64개의 방사성 핵종 중 9개 이하 핵종만 측정되었다. 또 이 시료를 분석한 결과 도쿄전력이 예측한 핵종 비율과 수천 배의 차이를 보이고있다. 또 이 시료 채취는 방사능이 가장 높을 가능성이 큰 침전물을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료 채취 및 측정에 대표성이 없다.

둘째 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를 거친 탱크의 70% 이상이 재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일부 동위원소의 경우 처리 후에도 그 수치가 규제 한계보다 최대 19,900배 더 높은 것에서 드러나듯이 ALPS를 통한 처리가 핵오염수 처리를 위한 적절한 장치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ALPS 반복 처리가 지속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증거도 없다.

셋째 방사성 물질의 해류와 해양동물을 통한 이동이 고려되지 않았고,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 및 퇴적물에 의한 축적과 농축 또한 고려되지 않았다. 이를 통한 유기결합 삼중수소 및 다른 방사성 원소의 위험성이 평가되지 않았다. 현재 일본 동해안의 해저에는 사고 이전보다 최대 1만배의 세슘 농도의 침전물이 존재하는데 이런 환경도 평가되지 않았다.

넷째 도쿄전력은 2019년 채취한 시료에서 반감기가 9시간에 불과한 텔루륨-127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측정 오류가 아니라면 현재도 원자로 노심에서 핵분열 반응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근거에 의해 태평양도서포럼의 독립적 전문가 패널은 일본정부의 핵오염수 해양 투기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방사능의 영향은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기 때문에 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해양 투기가 아닌 다른 대안, 즉 도쿄전력이나 일본정부가 비용 등의 문제로 대안에서 제외하거나 아예 검토도 하지 않은 육지의 탱크보관, ALPS 처리후 고체화 보관 등을 고려하고 재검토 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과학적인 추론과 결론을 지지한다.

 

우리는 특히 저선량 방사능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한국정부나 일부 핵공학자들의 주장을 매우 우려한다. 이른바 ‘세슘 우럭’을 먹어도 방사선 1장 찍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안전성의 근거로 말하는 듯한 이른바 ‘전문가’의 말에 우리는 경악한다. 미국소아과학회와 캐나다 응급의학회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의료인들은 어린이들에게는 천식이나 세기관지염이 의심되더라도 단순 방사선 촬영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단순 x-ray는 태아에게 해롭거나 치명적일 수 있다. 저선량 방사능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고 특히 어린이와 여성 등 약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 국제방사선방호협회(ICRP) 베어세븐(BEIR VII)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허용방사선량이라고 하는 1밀리시버트에 전국민이 노출되면 연 5,000명의 암환자가 발생한다.

 

후쿠시마 발전소 사고 이후 국내 해수의 방사성 세슘 농도가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안전성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사람은 바닷물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해양생물을 먹는다. 방사성 물질은 해양 생태계의 침전물과 먹이사슬을 통해 해양생물에 축적되고 농축된다. 1kg 당 18,000베크렐이 검출(규제권고치의 180배)된 이른바 ‘세슘 우럭’의 경우 생물 내의 축적이나 농축 없이는 아예 이런 수치가 가능하지 않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정부의 핵오염수 방류를 한국정부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순간 일본 후쿠시마는 물론이고 인근 8개현의 수산물을 수입 금지할 근거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핵 오염수 방출이 안전하다는 일본정부의 주장은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의 해양 생태계의 안전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보고서 제출 또한 한국정부의 일본정부 지지 근거가 될 수 없다. 국제원자력기구는 건립목적 자체가 “핵산업의 촉진 및 확산”이어서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단체가 아니다. 게다가 국제원자력기구는 스스로 내세우고 있는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방사능 방호 안전 지침>을 정면으로 어겼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새로운 방사선원의 도입이 전체적으로 순이익이 있어야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말한다(정당화 원칙). 그러나 일본의 어민이나 평범한 국민들에게 그리고 주변국 국민들에게 일본정부의 핵 폐기수 투기가 어떠한 이익이 된다는 것인가. 또한 핵 폐기수 투기는 국제원자력 기구의 최적화 원칙, 즉 ‘피폭선량, 피폭대상자, 피폭가능성을 가능한 줄여야 한다’는 원칙도 정면으로 어기는 행위다.

 

생태나 건강의 영역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사전예방의 원칙이 중요하다. 이는 건강권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나 의료인들에게 ‘환자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그 행위의 결과가 돌이킬 수 없는 이번 핵 오염수 방류와 같은 경우, 안전하다는 근거가 보다 확실해지고 대안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게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이 행위를 재검토하거나 중단해야만 한다는 것이 사전예방의 원칙이고 지금까지의 건강과 생태의 역사와 과학이 주는 교훈이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게 경고한다. 윤석열 정부는 무엇보다 한국 시민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지지와 근거 없는 옹호는 정도를 넘어서서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또한 국민의 정당한 우려와 항의, 전문가의 반박을 괴담 취급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다.

 

한 나라의 정부는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의무를 지니며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못할 때 그 정부는 존립할 근거를 상실한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게 즉각 핵 오염수 방류행위를 중단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을 잃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의 생태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한국의 시민들, 그리고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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