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고래가 그랬어: 건강한 건강수다] 근육이 필요해

77회 조회됨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44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 : 김유미. 대학에서 예방의학을 가르쳐요.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해요.

그림 : 오요우 삼촌

 

지난 방학 어땠어? 잘 놀고 잘 쉬었어? 혹시 ‘나가서 놀아’라는 말을 ‘공부해라’ ‘학원가라’는 말보다 덜 들은 동무들이 있을까? 고모 어릴 때는 지금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지만, 사실 나도 나가서 놀라는 말을 잘 듣지는 못했어.

 

2023년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는 하루에 7시간 51분 자고, 3시간 11분 공부하고, 1시간 58분 미디어, 15분 운동을 한다고 해. 2021년 조사에서는 11분 운동을 했는데, 2023년에는 무려 4분이나 늘어나기는 했어. 그런데 세계보건기구(WHO)는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매일 60분 이상, 어느 정도 강도가 센 신체활동을 권유하고 있어.

 

나만의 일상 규칙이나 일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중요해. 왜냐면 앞서 이야기한 조사에서, 잠자기·공부하기·운동 등을 권장 기준에 맞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너무 과하거나 적은 시간을 들이는 아이들보다 행복감이 더 높았다고 해. 집안에만 있고, 늦게 자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혼자 ‘집콕’ ‘방콕’하는 습관은 불행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고립감을 높이게 된대. 어릴 때 운동하면 어른이 된 뒤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동무들의 자신감, 사회관계, 집중력과 학습을 향상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줘.

 

오늘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운동은 얼마나 했는지 다시 꼼꼼하게 따져보자. 초등학교 5학년 한고래 동무는 오후에 매일 1시간 정도 친구들과 축구하고 저녁 식사 뒤에 아버지와 함께 공원에 나가 10분 줄넘기를 해. 주말에는 아버지와 1시간 자전거도로에서 안전헬멧과 보호 장구를 하고 자전거도 탄다고 해. 한고래 동무가 느끼기에 숨이 찰 정도로 축구하고 자전거를 탔다면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했다고 할 수 있어. 한고래 동무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 거지. 한국 청소년의 15% 정도만 지침을 따른다고 하니, 한고래 동무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야. 그런데 매일 한 시간의 운동을 하라는 지침은 일주일에 3회 이상의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포함해야 해. 뼈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신체활동은 높이 뛰고 멀리 뛰는 운동 같은 건데, 한고래 동무가 하는 줄넘기도 좋은 운동이야. 한고래 동무에게는 신체의 각 부위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근력 운동이 추가되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

 

새살 돋기 과정으로 몸에 근육이 붙고 단단해질 수 있어. 적절한 근육 운동으로 자극을 주면 근육섬유가 미세하게 파괴되는데, 상처를 입은 후 새살이 돋듯이 손상된 근섬유에 단백질이 보강되어 근육이 커지는 거야. 너무 무리해서 근육이 아예 고장나면 안 되고, 적절한 휴식과 단백질이 있어야 잘 클 수 있다는 것이지.

 

가족과 함께, 운동을 시작해 보자. 갑자기 무리하거나, 안전 보호구 없이 급하게 시작하지는 말아야겠지? 공공 체육시설의 프로그램을 찾아보거나 학교의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잖아. 내 몸과 마음을 잘 닦아야, 천하를 논할 수 있는 법. 그러니까 우리 삶에는, 근육이 필요해!

 

 

시민건강연구소 정기 후원을 하기 어려운 분들도 소액 결제로 일시 후원이 가능합니다.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