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57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박진욱 이모는 사람들의 건강 수준이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 그런 차이를 없애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공부하고 있어요.
그림_ 오요우 삼촌
고래 동무들은 평소에 플라스틱 제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어? 우리는 일상에서 일회용 컵, 포장지, 빨대, 칫솔, 화장품 용기 같은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고 있잖아.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속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햇빛이나 마찰 등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기거나, 처음부터 세안제나 화장품에 첨가하려고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어. 그런데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기존의 정수처리나 환경 정화 시스템으로는 걸러낼 수 없어서 자연 속에 그대로 축적된다고 해. 문제는 이 미세한 입자들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양한 경로로 몸속에 쌓이고 있다는 거야.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생수나 음료를 마실 때, 때로는 공기 중 먼지를 통해서도 들어와. 한 사람이 일주일에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장에서 흡수된 뒤 혈액을 타고 혈관, 폐, 간, 뇌까지 이동할 수 있어. 특히 입자가 작을수록 체내에 깊숙이 침투하고, 몸에 축적될 가능성과 해로운 영향도 커진다고 해. 몸속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관에 상처를 내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리며, 영양소 흡수를 방해해. 장 점막에 미세한 염증을 유발하거나, 면역세포와 반응해서 만성적인 소화기 질환이나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지. 미세플라스틱이 혈관에 들러붙게 되면 혈류를 방해하고, 혈전 형성이나 뇌혈관 장애, 인지 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위험할 수 있어. 게다가 미세플라스틱에는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붙어 있을 수 있어서 더 위험할 수 있어.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특히 동무들과 같은 어린이들에게 성장 및 발달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어.
누구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지만, 그 피해는 모두에게 똑같이 나타나진 않아. 예를 들어 정수기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여유가 없는 집이나,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한 사람들, 시간과 돈이 없어서 플라스틱 용기 음식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들, 또 환기나 청소가 어려운 주거 환경, 양질의 식재료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에 더 자주, 더 많이 노출될 거야. 그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더 높아지겠지. 동무들과 같은 어린이, 또는 임산부, 노인,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면 피해가 더 클 수 있어.
환경에도 문제가 되고 건강에도 위협이 되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일상생활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생수 대신 정수된 수돗물을 사용하는 거야. 정부는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들은 제품을 포장할 때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쓰고, 더 나아가 제품에 있을 수 있는 미세입자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미세해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깊게 우리 몸에 침투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결국 우리의 일상과 실천, 사회의 대응에 따라 위험을 해결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