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67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김성이. 모든 생명들이 함께 건강하게 사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림_ 오요우 삼촌
최근에 인공지능(AI)의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는 속도를 보면 정말 빠르지. 그에 따라 사회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이런 흐름을 설명하는 표현 중에 ‘가속주의’라는 말이 있어. 쉽게 말하면, “AI 기술을 최대한 빠르게 발전시키면 세상이 더 좋아진다”라고 믿는 생각이야.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AI 기술이 좋아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환경이나 인간의 권리, 윤리, 사회 불평등의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여기지. 그래서 AI를 규제하거나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자는 요구를 나중으로 미루자고 해.
가속주의를 설명하는 사례는 이런 거야. 처음 자동차 운전을 배우고 있는 사람한테, “브레이크 연습을 하는 건 시간낭비니까, 무조건 최대 속도로 달리면서 배워봐”라고 하는 거지.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 막 손질한 배추와 양념들을 섞어서 빠르게 만들고 나서 이게 맛있는 김치라고 내놓는 거야.
운전을 잘하려면 빨리 달리는 것 말고도 차의 여러 기능을 익히고 운전을 많이 하면서 능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 또 맛있는 김치가 되려면, 배추를 절이고 양념과 속재료들을 잘 섞어서 알맞은 온도에서 서서히 맛이 들기를 기다려야 하잖아? 그런데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무조건 빨리 달리고, 빨리 만든다고 해서 저절로 안전한 운전, 맛있는 음식이 되지는 못해.
빠르게만 발전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AI 기술을 이용해서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리고, 없는 사실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이 쉬워졌어. 기술을 충분히 관리하지 않으면,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나쁜 방향으로 쓰이는 일이 많아질 거야.
그리고 이런 위험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아. 너무 빠른 기술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더 뒤쳐지고, 기술의 혜택을 같이 누릴 수가 없어. 이미 잘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가 더 커지는 거지.
무엇보다 빠르게 기술을 도입하는 데만 집중하고 세심하게 사람과 환경에 미칠 영향을 따지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아. AI 가속주의 때문에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잃는 문제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하지도 못했어.
특히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커. AI 기술 이용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막대한 전력과 물을 사용하는데 그건 어떻게 조달하는 것이 정의로운지 합의도 되지 않았어. 게다가 전기를 보내는 고압 송전선로를 세우기 위해 오래된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있어.
동무들도 이런 가속주의가 괜찮은지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술이 사람과 자연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쓰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