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69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정혜승 이모는 아플 걱정, 공부할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변호사예요.
그림_ 오요우 삼촌
이모와 삼촌들은 매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료를 내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를 모아 두었다가 이모나 삼촌은 물론, 동무들이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진료비의 전부나 일부를 내어주지요. 이것을 국민건강보험제도라고 불러요. 국민이 모두 같이 부담하기에 ‘공보험’이라고 해요. 이 제도 덕분에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병원비 부담이 낮은 편이에요.
다만, 건강보험 재정에는 한계가 있으니 모든 진료비를 내주지 못해요. 그래서 딱히 아프다기보다는 몸이 조금 피곤해서 영양제 주사를 맞거나, 외모를 개선하고 싶어서 병원에 가거나 포경수술을 할 때처럼 질병의 치료가 목적이 아닌 진료의 경우에는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내주지 않고 내가 돈을 다 내야 해요. 한편, 어떤 사람들은 여러 보험회사들(사기업)에서 판매하는 진료비 보험에 따로 가입하기도 해요. 그래서 평소에 보험료를 내다가 아플 때 진료비의 전부나 일부를 보험회사를 통해 돌려받아요.
최근 뉴스에서 ‘도수치료’ 이야기가 자주 나와요. ‘도수치료’는 근육이나 인대 등을 다쳤을 때 직접 손으로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무거운 역기를 들다가 허리가 삐끗해서 병원에 가면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손으로 아픈 부위를 주무르거나 풀어주는 도수치료를 해요. 또 화상이나 골절 후에 관절이 굳어지면 몸의 움직임이 불편해지는데 이런 증상을 막기 위해서도 도수치료를 받아요. 이 도수치료 비용은 그동안 아파서 받은 진료인데도 건강보험에서 치료비를 내주지 않고 환자가 전부 돈을 내는 진료로 분류되어 왔어요. 대신 사보험 회사들의 진료비 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사보험사로부터 비용을 돌려받아 왔지요.
전에는 도수치료를 한 달에 한 번 받아도, 열 번 받아도 환자가 전부 비용을 부담하되, 사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은 사보험에서 진료비를 지원받았어요. 그런데 정부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아무리 아픈 사람이라도 1주에 2번, 1년간 15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최대 24번 정도만 받으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도수치료 비용의 일부를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주고, 환자들이 내야 하는 돈의 액수를 대폭 낮추는 대신 1년에 15회 또는 24회 이상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건강보험에서도, 각자 가입한 사보험에서도 돈을 주지 않기로 했어요. 가끔 가다 어떤 사람들은 특별히 아프지 않은데도 뻐근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도수치료를 받을지 모르고 그렇게 불필요한 진료가 늘어날 경우 여러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겨요. 그래서 정말 아픈 사람들에게는 횟수를 제한하여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부담해 주되, 그 이상은 불필요한 치료일 수 있으니 건강보험도, 사보험도 진료비를 지급해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린 거예요.
건강보험 재정을 모았다가 아픈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정은 한계가 있으니 이것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예요. 동무들은 이번 정부의 도수치료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번 정책으로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적어졌지만 횟수가 제한되었는데 이 횟수는 충분할까요? 이번 사례가 아니더라도 건강보험 재정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려면 어떤 방법이 바람직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