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성명] 학살과 군사주의를 멈추지 않고 기후정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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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철회하라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국익’, ‘항행의 자유’를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를 만든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두 나라는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선제공격했고, 폭격 첫날 미나브의 학교에서 175명의 어린이와 교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휴전 이후에도 공격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을 보내는 것은 안전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학살과 파괴에 동참하는 일이다.

 

기후정의운동은 이 파병에 분명하게 반대한다. 군사주의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군대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화석연료 소비 주체 중 하나다. 전투기와 군함, 군용차량을 움직이고, 무기를 생산하고, 전 세계의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화석연료와 광물, 토지와 물이 동원된다. 군비경쟁이 확대될수록 온실가스 배출과 자원 채굴도 늘어난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란,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등에서 확인하듯이 군사주의는 화석연료 체제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학살이 남기는 것은 죽음만이 아니다. 폭격은 집과 병원, 학교를 무너뜨리고 농경지와 물, 전력시설을 파괴한다. 사람들이 살아갈 사회적·생태적 기반 자체를 파괴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언제나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기후위기의 피해가 가장 취약하고 책임이 없는 이들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학살과 군사주의가 만들어내는 파괴 역시 불평등하다. 사람과 생태를 희생 가능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와 군사주의는 같은 체제의 다른 모습이다.

 

군비증강은 사회적 자원을 어디에 사용할 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의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73조 2,777억 원으로, 최근 20년 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려 하고 ‘방산 4대 강국’을 내걸며 무기수출 확대를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집단학살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이스라엘과의 무기거래와 군사협력을 끊지 않았다. 이제는 호르무즈 파병까지 검토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지금과는 정반대의 선택이 필요하다. 화석연료 산업을 축소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하며, 재난과 돌봄에 대한 공공적 대응을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에는 늘 재정의 한계를 말하면서 군비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무기를 더 만들고 더 많이 수출하는 것을 ‘성장’이라 부르며 군비증강을 위해 자원과 에너지, 세금을 동원한다. 이것은 기후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전환과 정반대의 길이다.

 

오는 9월 19일 우리는 기후정의를 요구하며 행진에 나선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더 많은 무기와 군함으로 지키는 세상이 아니다. 학살과 군사주의를 멈추지 않고 기후정의는 없다. 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철회하라. 군비증강과 무기수출 확대를 중단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학살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가담하지 말라.

 

2026년 9월 14일

919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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