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민국 지역의료‧공공의료 현장은 심각한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응급실 핑퐁’으로 골든타임을 놓쳐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일상화되었고, 소아과·산부인과·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의료 현장은 의료진 부재로 마비되고 있습니다. 지역 간 의료 불평등은 더욱 깊어져, 어느 지역에 사느냐가 국민의 생사와 직결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지방의료원 및 공공병원의 공익적 적자 보전, 소아·응급·중증 의료진 인건비 지원, 공공병원 신설 및 현대화 등 시급한 과제들에 대해 늘 ‘예산이 부족하다’, ‘재정 적자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이행을 유보하거나 미뤄왔습니다. 언제까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 앞에서 ‘돈이 없다’는 구실과 핑계를 댈 것입니까?
또한 법으로 명시된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 집행분을 매년 어기고 시민들의 건강보험료만 올리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OECD 최저로 높은 의료비 부담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고통은 언제까지 외면할 것입니까?
최근 반도체 초호황으로 발생한 추가세수와 초과세수, 이를 활용해 조성한다는 무려 20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은 더 이상 정부가 재정을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치할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국민의 희생과 유보된 공공의 이익을 대가로 형성된 추가‧초과세수는, 벼랑 끝에 선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을 살리는데 최우선으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이에 진보당과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다음과 같이 엄중히 요구합니다.
[주요 요구사항]
하나. 지역마다 양질의 공공병원 신설·확충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하라!
지역마다 응급‧분만‧소아‧중증 의료 등이 붕괴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공공병원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민간병원이 들어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즉각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살릴 공공병원을 신설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을 자신의 정치적 뿌리로 앞세워온 만큼 지역민들을 살릴 공공병원 신설에 나서야 합니다.
지역마다 양질의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경기, 울산, 대전, 광주 등 예비타당성조사와 재정 기조에 막혀 지연된 공공병원 신설 및 현대화 예산을 즉시 집행하십시오.
공공의료 강화를 통해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을 확대하고, 자살예방 24시간 출동 인력 확충 및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 기관에 대한 공공 투자를 강화하십시오.
하나,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적자(착한 적자)를 전액 보전하라.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해제 이후 취약계층 진료와 환자 감소로 발생한 공익적 손실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미봉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방의료원은 임금체불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의 의료손실은 5,573억원입니다. 이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공공의료 서비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익적 손실입니다. 정부는 지방의료원 공익적 손실에 대하여 정례적·지속적 전액 보전을 추진해야 합니다.
하나,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제대로 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라!
현행법에 명시된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 정부 지원 의무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합니다. 정부가 매년 법을 어기면서 서민의 건강보험료만 높이는 일을 이제는 중단해야 합니다.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율도 너무 낮습니다. 20%를 넘어 OECD 국가들처럼 30% 이상으로 높여야 합니다.
지난 5년간 의료비로 파산한 사람만 1만5천명에 달합니다. 정부 책임을 강화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OECD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하나, 의료 인력 확보와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을 파격적으로 확충하라!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중환자의학과 등 위험도가 높고 기피되는 필수 진료과 의료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수당 및 인건비 지원을 전폭 확대해야 합니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시행, 상근 전문의 정원 확대 및 안정적 급여·근무 환경 조성을 통해 의료진이 현장에 남을 수 있는 보상 체계를 구축하십시오.
하나, 국립대병원 및 권역 거점병원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라.
국립대병원 인력확충 등의 기능강화를 국비 지원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국립대병원과 권역 거점병원 24시간 응급·중증 센터 운영비를 보장하고, 지역 간 의료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십시오!
하나, 간병지옥 해결을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실시하라!
환자와 가족들이 간병비 문제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 간호간병 통합병동 전면실시를 통해 간병비 부담을 해소해야 합니다. 또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여 간호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환자들이 안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재정 목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장 병원을 찾아 헤매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의료비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추가세수와 초과세수를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이 절박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6년 10월 21일
진보당,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