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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이슈-11/12] 쪽방주민의 건강과 삶으로부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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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_issue_201212

2012년 초 서울시 동자동 지역의 쪽방 주민들은 주민 회의를 통해 ‘건강한 마을 만들기’ 첫
단계 사업으로 동자동의 건강권 실태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건강세상네트워크, 동자동
사랑방,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함께 7월부터 11월까지 실태조사
를 수행했다. 실태조사는 동자동 쪽방 주민 5명과의 일대일 심층면담, 주민 225명에 대한 면
접설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쪽방주민에 대한 이러한 실태조사 연구가
보건의료 담론을 넘어서 건강권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슈페이퍼를
통해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사 결과, 예상대로 쪽방 주민들은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건강 행동(영양, 흡연) 측면
에서 한국사회 전체 인구집단 평균 수준에 비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의 건강은 왜 나쁜 것일까? 심층면담 결과, 보건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노동,
복지, 경제, 정치가 이들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설문조사 결과에
서도 사회경제적 요인이 건강행동이나 타고난 체질, 노화 그 자체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
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새로운 건강권에 대한 권리 주장을 제안하고자 했다. 새
로운 건강권이란 ‘건강할 수 있는 삶의 기회를 누릴 권리’로 그 내용은 네 가지, 즉 ① 건강
그 자체, ② 사회보장제도, ③ 살기 좋은 동네, ④ 정치적 힘으로 구성된다. 사회의 모든 시민
들이 이 네 가지를 누릴 수 있도록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의무 주체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 쪽방 주민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조건에 처한 주민들의 건강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보편
적 보건의료와 복지를 제공하며,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고, 건강과 보건의료 관련 정치사회적
힘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구조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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