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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김명희의 건강정치노트]연쇄살인이 아니다 ‘페미사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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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있는 누군가가, 아마도 당신은 믿기 어렵겠지만, ‘페미사이드(femicide)’에 관한 협약을 제안했어. 마치 탈취제 스프레이 이름처럼 들리지?” 미국 작가 앨리스 셀던(필명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이 1977년 발표한 단편소설 <체체파리의 비법> (아작, 2016)의 한 구절이다. 해충 박멸 연구 때문에 콜롬비아 오지에 체류 중인 과학자 남편에게, 미국에 있는 (역시 과학자인) 아내가 다급하게 편지를 보낸다. 현재 남성들에 의한 조직적 페미사이드가 유행병처럼 퍼져나가는 중이라고. 걷잡을 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나 두렵다고.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는 역사적으로 오래되고, 지구촌 곳곳에 만연한 현상이다. 이를 페미사이드라고 명명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76년 여성주의 작가 다이애나 러셀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어나는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를 ‘페미사이드’로 호명했다. 라틴아메리카 같은 지역에서는 문자 그대로 여성 살해를 지칭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이지만, 이 개념은 여성 살해 그 자체보다는 ‘여성이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사실에 초점을 둔다. 러셀은 1992년 출판한 책 <페미사이드>(책세상, 2018)에서 “페미사이드는 역사적으로 불평등한 남녀의 권력관계에서 기원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증오, 경멸, 쾌락 혹은 소유 감각이 동기가 되어 남성이 자행한 여성에 대한 여성혐오적 살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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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제635호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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