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논평

세계화한 코로나에 맞선 시민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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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안정될 것인가 아니면 불안이 더 커질 것인가,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한 주를 맞는다. 지난 2주 모든 시민이 협력해 대응한 연대의 성적표가 썩 괜찮기를 바란다. 우여곡절이 많이 남아 있으나 안정 ‘경향’이 뚜렷해지면 좋겠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는 훨씬 더 불안하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사회 전체가 멈췄다고 할 정도니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렵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에, 말이야 어떻든 모두가 전쟁과 전시상태를 각오하는 모양새다.

 

개별 국민국가가 각자도생 식으로 대응하는 상황은 역설이자 모순이다. 코로나19의 발생과 유행부터 그랬지만 지금은 이 사태가 완전히(!) 세계적, 지구적 차원의 문제임이 분명해졌다. 마땅히 세계 차원으로 대응해야 하나, 현실은 국가별 대응, 그것도 각자도생과 각개전투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래도 괜찮을까?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전지구적 코로나’의 영향이 더 크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은 한 가지 단면일 뿐, 세계적으로도 단연 교역과 외국 경제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곳이 아닌가. 각 나라가 각자도생의 원리에 의존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 뻔하다.

 

코로나의 세계화, 지구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 내 코로나 발생이 안정되는 것은 단지 출발일 뿐, 세계가 같이 나아야 한국도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이 저런 상황에서 무슨 수출을 말하며, 만에 하나 저소득국가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번지면 그 어떤 ‘세계 시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세계적 연대는 그저 알량한 구호가 아니라 스스로 사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이것 때문에도, 이기적 동기에서도, 코로나에 대응하는 한국의 시민은 아울러 ‘세계 시민’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거의 모든 것’을 국내용 정쟁에 악용할 때도 우리 시민은 세계를 보고 세계인과 연대해야 한다.

 

  1. 국내 감염 억제하기

 

새삼 보탤 말이 별로 없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려고 해도 가능하지 않은 개인과 집단을 더 주목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 특별히 부탁하자. 거의 형이상학적 수준에서 방역 당국과 대책의 ‘구멍’을 찾아 비난하느라(그것도 엉터리로) 애쓰는 사람들이 이런 일에도 열심을 내기 바란다. 이들이야말로 기업에 촉구하고 임대인을 설득하며 ‘부자 교회’를 끌어들이는 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외국인과 이주 노동자, 미등록 체류자 등에 대해서는 동등한 처우를 강조한다. 권리라는 보편적 가치 측면에서도 그래야 하지만, 방역의 실효성이라는 점에서도 이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곳만 봐도 그렇다. 이번에도 다시 확인한바, 불평등의 틈을 파고드는 것이 감염병의 본질이다.

 

  1. 빠르고 과감한 경제적 개입

 

이건 정부와 정치권에 하는 말이다. 자진 급여 삭감 같은 구시대적 고통 분담이 웬 말인가(무슨 효과를 기대하는가?). 평소 그렇게 금과옥조로 삼던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정도라도, 좀 비슷하게라도 행동하면 좋겠다. 대응은 이미 국제화했고 그 때문에 우리 경제가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예를 들어 주식과 외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계층(개인)이 가장 빨리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초저금리 융자라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더 급한가, 일거리가 줄어 해고되고 바로 생계의 위협을 받는 비정규 노동자가 급한가. 코로나 취약계층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언제까지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가. 현금이든 감면이든 즉각 지원이 세계적 대세다.

 

시민은 정부와 정치를 압박하는 역할을 한다. 여론과 공론을 조성하고 촉구할 수 있다. 지금 가장 빨리 실질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노동-생산-공급-소비를 둘러싼 세계적 구조에서 즉시 배제된 사람들이다. “이들부터 살리자”라고 나서야 한다.

 

  1.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자

 

한국의 개인, 조직, 집단, 기구는 이미 알게 모르게 여러 세계적 네트워크에 걸쳐 있다. 그 많은 자매 도시와 양해각서(MOU)는 차라리 새삼스럽다. 지금 이 시각에도 모금 광고에 공을 들이는 국제 NGO는 본래 취지와 목표가 ‘세계’이고 ‘국제’이다.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학자와 연구자, 수출입 기업, 언론, 공무원만 국제 네트워크를 가진 것이 아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이나 한국인과 알고 교류하는 개인이 한둘인가.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대부분 세계 시민이며 또한 국제적 정치경제의 행위자다.

 

물론 네트워크만으로 국경을 넘어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바로 여기가 급한 상황이라 대부분 협력의 여력이 없을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쓸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해도 그 ‘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 지역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갖가지 국내 대책과 실천이 세계적 관점, 즉 협력과 연대의 시각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유명한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말이 지금보다 더 절실한 때가 있을까?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만 혼자 좋아지고 혼자 회복할 수 없다. 지금 유행지역에서 하루 수천 명씩 귀국하는 해외 교민들을 보라. 수출이 끊기고 해외에서 부품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부족하고 형편이 급해도 세계와 협력하고 세계 시민과 연대해야 좀 더 빨리 사태의 끝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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