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엽(시민건강연구소 소장,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낙관적 전망과 희망이 분분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조용히 퍼져 감염자 수가 폭발할지, 이번에는 지나가도 가을이나 겨울에 큰 유행이 닥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사태’가 가장 걱정스럽다.
대구에서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위기의 순간을, 무엇보다 당시 시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 많은 생명이 스러진 미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도 마냥 남 이야기로 치부하기 어렵다. 지난주 며칠, 한국도 몇 곳은 위험하다고 불안해하는 전문가를 여럿 만났다. 마음 졸이며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까,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것일까.
제2, 제3의 코로나를 생각하면 더 불안하다. 모두가 기대하는 백신과 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대책으로는 무력하다. 코로나19 백신도 2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는 마당에, 아직 오지도 않은 미지의 병에 백신을 준비한다는 대책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현실적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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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0.04.21.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