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 공공병원 확충이 의료공공성 회복의 희망이자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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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공병원 확충을 위한 발걸음 내디딜 때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데자뷰(Deja vu) 1.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공공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4조 원이 넘는 예산으로 공공병원을 전체의 30%까지 늘리고, 공공종합병원은 입원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며, 지역거점공공병원을 지정하여 책임의료를 실현하고, 행위별 수가제를 총액계약제로 바꾸겠다는 큰 목표를 세웠다.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세운 공공보건발전계획이었지만 거의 이루지 못했다.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이미 민간의료기관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공공병원 확대는 재정낭비이니 차라리 기존 민간의료기관에 공공성을 부여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었다. 낮은 건강보험수가가 가장 주요 문제이니 의료인 면허관리를 민간에 이양하라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그나마 보건의료분야에서 일부 가졌던 정부의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8년 현 정부는 15년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보다 훨씬 조심스런 공공보건의료발전종합계획을 만든다. 정부는 공공병상 30% 확충과 같은 거창한 계획은 얌전히 접고, 대신 공공보건의료를 국가의료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선언과 더불어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해 상급병원인 권역책임의료기관과 연계하여 탄탄한 지역의료를 만들고자 하였다. 더불어 정부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만들어 정부가 직접 의료인력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공공의대(의전원) 설립을 포함한 공공의료인력 양성계획도 제시했다. 그럴 듯해 보였지만 사실상 15년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양한 집단의 무수한 반대 속에 별 성과를 얻지 못한 것조차.

…………

(프레시안 2021.5.12. 기사 바로가기)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연구소가 각 분야 전문가의 힘을 빌려 여러 산적한 문제의 대안을 들여다보는 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을 마련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었다. 그 사이 1억1300만 명이 넘는 세계인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50만여 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인구의 최대 3%를 죽음으로 몰아간 1918년 인플루엔자 범유행(스페인 독감) 이후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최대의 피해라고 할 만하다.

이런 대규모 피해가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지 않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안착했다. 실물 경제를 대신해 금융 자본 위주의 경제 체제가 중요한 한 축을 잡게 됐다. IMF 사태 이전과 이후의 한국은 완전히 다른 사회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인류사를 나눌 수 있다는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글이 가볍게 와 닿지 않는 까닭이다. AC 1년, 관련 논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가가 빚을 질 것이냐, 가계가 빚을 질 것이냐는 숙제는 지금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비대한 자영업 비중이 개개인을 대재난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문제도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필수적 진료를 받기 힘든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도 중요한 숙제가 됐다.

당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지구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시기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 코로나19 이후 어떤 노력으로 더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앞으로 매주 한 편의 전문가 글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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