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 코로나 대응의 최전선 보건소, 인력부족으로 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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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의 일선, 시군구와 보건소의 역량 강화 방향은?

 

김주연 (대전광역시 대덕구 보건소장)

 

우선 개인사를 공유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필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보건소에 근무하면서 신종플루 유행을 경험했고, 그 이후 10년간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중에 메르스라는 큰 보건 위기를 겪었다. 2019년부터 다시 보건소에 근무하게 되어 코로나19 유행을 막상 당하고 보니, 내가 보건소를 떠나온 후 10년, 메르스 이후 5년 동안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는 그다지 바뀐 것이 없어 보였다. 이는 메르스 이후 미흡하나마 병원급 의료기관에 권역별로 음압병상을 마련하고, 중증 감염자 치료 인력 및 응급실 의료진을 대상으로 신종감염병 대응훈련을 시행하고, 감염병 환자로 인한 응급실의 폐쇄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 지침을 개발하고 응급실에 별도의 음압 진료실을 마련하는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과는 대조됐다.

 

작년 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1년 반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시·도의 감염병 관리부서와 전국의 보건소는 방역의 일선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확진자 역학조사, 입원관리 및 이송을 담당하고, 확진자 동선의 방역 소독과 현장역학조사를 시행하고, 해외 입국자 및 접촉자의 격리 및 격리 중에 생기는 온갖 문제 해결을 지원해 왔다. 거기에 더해서 금년 봄부터는 코로나19 백신센터의 운영과 접종 전반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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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2021.6.2 기사 바로가기)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연구소가 각 분야 전문가의 힘을 빌려 여러 산적한 문제의 대안을 들여다보는 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을 마련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었다. 그 사이 1억1300만 명이 넘는 세계인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50만여 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인구의 최대 3%를 죽음으로 몰아간 1918년 인플루엔자 범유행(스페인 독감) 이후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최대의 피해라고 할 만하다.

이런 대규모 피해가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지 않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안착했다. 실물 경제를 대신해 금융 자본 위주의 경제 체제가 중요한 한 축을 잡게 됐다. IMF 사태 이전과 이후의 한국은 완전히 다른 사회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인류사를 나눌 수 있다는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글이 가볍게 와 닿지 않는 까닭이다. AC 1년, 관련 논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가가 빚을 질 것이냐, 가계가 빚을 질 것이냐는 숙제는 지금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비대한 자영업 비중이 개개인을 대재난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문제도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필수적 진료를 받기 힘든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도 중요한 숙제가 됐다.

당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지구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시기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 코로나19 이후 어떤 노력으로 더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앞으로 매주 한 편의 전문가 글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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