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51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김유미. 대학에서 예방의학을 가르쳐요.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해요.
그림_ 오요우 삼촌
섭씨 25도가 넘는 저녁과 밤을 열대야라고 하는데 너무 더워 제대로 자기 어려운 밤을 부르는 이름이야. 올해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스무날이나 열대야여서 작년 여드레보다 훨씬 잦았어. 밤에도 기온이 높아 더운 것도 문제지만, 잠을 못 자는 것으로 더위를 세는 게 얼마나 잠이 소중한지 알려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워.
밤에 제대로 자고 있니? 지난 방학에는 얼마나 잘 잤어? 만약 못 잤다면 열대야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요즘 초등학교 동무들은 대략 9시간 정도 자는데, 중학생은 8시간 못 되게, 고등학생은 6시간 반 정도 잔다고 해. 3년 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15분 잠을 덜 자고 28분 공부를 더 했다고 하네. 게다가 4명 중 1명의 동무가 잠이 부족하다고 했대. 그리고 8명 중 1명은 평소 잠들기 어렵다며 불면을 호소했고. 불면의 이유로는 ‘늦은 시간까지 핸드폰 등 미디어 활동을 하느라’, ‘소음 등의 환경적 이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내일 할 일 등 걱정할 일이 많아서’라고 응답했대.
잘 잔다는 건 규칙적으로 자고, 쭉 통잠을 자고, 깊이 잘 수 있어서 깨고 나면 상쾌한 것을 말할 거야. 보통 쉬운 기준으로 몇 시간 정도 자야 한다고 정해. 적어도 초등학생은 9~12시간, 중고등학생은 8~9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고 해.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온 헤르미온느의 타임터너를 가진 동무는 없을 테니) 사람은 모두 공평하게 하루에 24시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위해 시간을 더 쓴다면 다른 일에 쓸 시간은 적어지게 되어 있어. 공부나 내일 준비를 위한 시간을 더 써야 해서 잠을 줄이고 희생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야. 왜냐하면 잘 자는 것이 미래의 건강과 발달, 활력과 집중에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
너무 신나서 집중하느라 잠을 자는 것도, 먹는 것도 잊을 수 있어. 그런데 핸드폰·태블릿·SNS 때문이라면 문제야. 왜냐하면 핸드폰과 SNS는 회사와 상점이라서 끊임없이 우리의 시간과 집중력을 훔쳐 가고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엄청난 연구를 하고 알고리즘을 돌리거든. 내가 좋아서 한 일 같지만, 사실은 부추겨진 것이라면 좀 섬뜩하지 않아?
내게는 아주 효과적이면서 돈이 안 드는 굉장한 건강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건 세계 사람들이 두 시간을 다 같이 더 자는 거야. 그만큼 물건을 안 사고 안 써서 환경이 보호되니 지구에도 좋고, 나와 세계인의 건강도 향상되고, 우리 모두의 지능과 행복도 좋아져서 전쟁도 그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모두 오늘의 잠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