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60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김유미. 대학에서 예방의학을 가르쳐요.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해요.
그림_ 오요우 삼촌
동무들, 안녕? 여름방학이 끝나기 직전에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한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동무들은 이 소식을 들어봤니? 초·중·고등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초·중등교육법>에 담은 거야. 당장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는데 어떤 기기를 어떻게 금지할지 자세한 내용은 학교마다 다르게 정하게 되나봐. 동무들도 알고 있다시피, 그동안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과 마음을 뺏기고, 학교 활동과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양한 사이버 폭력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잖아.
우리는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어. 그런데 싫어하는 마음이 지나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배척하고 차별한다면 ‘혐오’라고 할 수 있어. 단순한 취향이나 생각의 차이는 괜찮지만,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이어지면 잘못된 거지. 그런데 문제는 서로 돌보고 존중하는 마음에 비해서 차별하고 배제하는 혐오의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거야. 특히 스마트폰 환경에서 차별, 배척, 폭력, 혐오와 같은 놀랍고 부정적인 내용은 더욱 빨리 번지고 커져갈 수 있어. 사이버 상에서는 이름을 숨길 수 있고,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만나지도 않고, 정보가 빠르게 왔다 갔다 하잖아.
괴롭힘, 폭력, 혐오를 직접 하거나 직접 당하는 게 아니라, 자꾸 보거나 듣게 되더라도 두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 나쁜 말과 폭력적 상황에 노출되면 뇌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느끼게 되고, 그 결과로 화가 쉽게 나고 불안해질 수 있지. 무섭고 불쾌한 경험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뇌가 위험에 더 신경을 쓰게 돼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기억력이 떨어질 수도 있어. 그리고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감정이 무뎌져서 남의 상황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질지도 몰라. 뇌 자체가 변형될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는 모양이야. 위험을 느끼는 뇌의 부분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합리적 판단과 비판적 생각, 사회 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의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지.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내용이 모두 진짜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해. 부풀리고 지어내고 거짓말하는 경우가 정말 많잖아. 게다가 요즘 정치사회적으로 성별, 가족배경, 출신지역, 종교 등 다양한 혐오가 조직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겠어. 사람들 사이에 편을 나누는 일은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하겠어. 이런 모든 문제를 가족이나 선생님, 또래와 이야기하고 토론해보자. 서로 존중하며 나누는 모든 대화는 고급한 협력 활동이고 지적 자극 활동이야. 뇌의 놀라운 점은 회복할 수 있고, 쓰는 방향대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야. 건강한 대화, 지지하는 협력 활동, 운동과 독서 같은 활동으로 우리의 뇌는 다시 건강해지고 지능은 향상될 수 있어. 머리에 좋다고 먹는 영양제보다는 훨씬 효과가 있다고 고모는 장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