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71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문다슬 이모는 노동과 젠더 렌즈로 건강을 바라봐요
그림_ 오요우 삼촌
오늘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네팔 대홍수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함께 애도하는 시간을 갖자. 방법은 무엇이든 좋아. 홍수로 인한 죽음과 피해가 우리의 일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연결 속에서 우리 모두가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시간이면 좋겠어.
홍수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비를 떠올려. 하지만 이번 네팔 대홍수는 달랐어. 히말라야 높은 산에 있던 빙하가 녹아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강물이 넘쳤고, 삽시간에 산과 온 마을을 휩쓸었지. 누군가는 이를 신의 분노라거나 자연의 복수라고 말하지만, 이모는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를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라고 발표했어.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얼어 있던 커다란 빙하가 왜 녹은 걸까? ‘지구 온난화’라고, 동무들도 들어봤지? 우리가 공장을 돌리고, 자동차를 타고, 전기를 쓰면서 하늘로 내보낸 매연이 마치 담요처럼 지구를 감싸 안으면서 지구 온도가 높아진 거지.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빙하와 언 땅들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거야. 여기까지는 다들 잘 알고 있지?
그런데 네팔이 매연을 가장 많이 내보내서 이런 아픔을 겪은 걸까? 지구를 뜨겁게 만든 매연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곳은 잘 사는 나라들이야. 세상을 100개의 마을이라고 상상해 보자. 100개 마을 중에서 잘사는 마을이 20개 정도라고 할 때, 이 20개 마을이 세상 전체 매연의 절반을 내보내고 있대. 하지만 현실은 어때? 기후 변화 때문에 더위에 쓰러지거나, 일을 못 하게 되거나, 또는 홍수 같은 피해를 입는 건 주로 가난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야.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이렇게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는 계속 있어 왔어. 위험을 재빨리 알려주고 사람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있었어. 그런데 이런 대비가 가능하려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해. 돈과 힘이 많으면 대비도 잘 할 수 있겠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재난 발생과 그 피해가 큰 곳은 주로 그럴 만한 자원이 충분치 않아서 대비가 어려운 지역들이야.
그러니까 이번 대홍수를 그저 자연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여겨서는 곤란해. 우리들이 만든 불평등한 세상과도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함께 생각해야지. 이토록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일은 언젠가 우리에게도 이런 무시무시한 재난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야. 우리가 서로 함께 할 때에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기 때문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