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고래가 그랬어: 건강한 건강수다] 불소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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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193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 류재인 이모, 그림: 박요셉 삼촌

 

오늘은 불소에 관해 이야기해 볼게. 불소는 치아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물질이야. 충치를 없애는 데 많은 공을 세웠어.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 20세기에 우리가 이룩한 공중보건의 10대 업적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그런데, 이게 위험하다고 쓰면 안 된다는 주장도 강해.

 

불소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불화수소라는 물질이 있어. 최근에 뉴스에서 자주 나온 일본과의 무역 분쟁 기억해?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서 한국에 수출하는 주요 부품을 규제하기 시작했거든. 그 중 하나가 불화수소야. 불화수소는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독성이 있는 기체야. 2012년에는 경북 구미에서 불화수소산(불산)이 누출되면서,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어. 그만큼 무서운 물질인데, 이번 무역 분쟁에서는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할 품목이 됐지. 모든 것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기 마련이야. 적정량을 사용하면 이롭지만, 그게 넘어가면 문제가 생기기도 해. 우리는 종종, 문제가 생길까 무서워서 좋은 점까지 외면할 때가 있는 거 같아.

 

 

혹시 비 오는 날 수돗물 틀면 소독약 냄새나는 거 맡아본 적 있어? 염소라고 하는 건데, 소금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고,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어서 생명에 필수적이야. 세균을 죽이는 특징 때문에 소독제로 널리 쓰여. 이게 늘 안전한 건 아니야. 염소에 오래 노출되거나 정수장과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가스 형태로 누출되면, 정말 위험하거든. 하지만 이걸 쓰지 않으면 세균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고 모두 배가 아프게 될 거야.

 

얼마 전까지 수돗물 안에 적정량의 불소를 넣어 충치를 예방하는 수돗물 불소 농도 조정 사업을 했어. 지금은 안전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서, 한국 어느 곳에서도 진행하지 않아.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등이 심해지면서 사람들이 환경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거 같아. 이모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야. 하지만 수돗물의 예처럼, 어떤 것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게 좋겠다 싶은 것도 있지. 불소가 치아에 좋은 기능을 한다는 자료를 보여줘도 믿지 않는 사람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제 수돗물에 불소는 없지만, 다행히 불소는 치약에도 들어 있고 치과에서 치료할 때도 사용해. 그래도 궁금하다면, 이모(jaeinryu@khu.ac.kr)에게 연락해 줘.

 

오늘 집에 가서 내가 쓰고 있는 치약을 한번 살펴 봐. 혹시 불소가 들어 있는지. 그리고 1년에 한 번은 치과에 들러 불소 용액을 발라보는 것도 좋겠어. 나중에 ‘이잉~’하는 치과 치료를 덜 받을 수 있도록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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