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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김명희의 건강정치노트] ‘가난의 자격’을 묻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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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혹은 30년 전만 해도 가난은 불의의 산물이었다. 좌파는 그것을 고발했고 중도파는 인정했으며 우파는 아주 드물게 부정했다. 세월은 너무도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지금 가난은 무능력에 대한 정당한 벌이다. 가난한 자에겐 연민이 일어나지만 더 이상 가난이 의분을 유발하지 않는다(〈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르네상스, 2004).” 작가이자 사회비평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말이다. 더 나아가 사회학 교수인 에드워드 로이스는 “사람들이 느끼는 진짜 문제는 가난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명태, 2015).

가난을 인정할 만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하기 시작한 때는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이다. 소수의 상류층, 이를테면 양반이나 귀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상 궁핍한 생활을 했다. 굳이 가난에 도덕성을 결부시키고 도움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애써 판별할 이유가 없었다. 물질적 풍요가 확대되고 누구나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계층 상승의 신화가 퍼져나가면서 가난은 연민을 자아내던 상태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문제’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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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제640호 기사 바로가기)


시민건강연구소 김명희 상임연구원이 시사주간지 “시사IN” 에 2019년 3월부터 새 연재코너 [김명희의 건강정치노트] 를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자 연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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