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시사IN:주간코로나19] 방역2라운드 성패는 노동 문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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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코로나19’ 이번 주제는 ‘노동’이다. 한국 사회 노동체제와 불평등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거나 ‘갑질’ 당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싸워온 박혜영 노무사(노동건강연대 활동가)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노동의 변화를 거시적·미시적으로 살폈다.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예방의학 전문의)과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감염내과 전문의·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7회째 이어지는 주간 코로나19의 고정 멤버다. 대담은 5월6일 오전 서울 사당동 한 스터디카페에서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첫날이다.

 

임승관:내가 속한 경기도 긴급대책단도 지금까지 비상체제로 인력을 파견하고 차출했던 일을 정상화하고 있다. 4월 말을 기점으로 원 소속기관으로 많이 돌아가고 나와 공중보건의만 남았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동원됐던 경기도 내 공공의료원들도 필수 의료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상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

김명희:5월 첫 주 연휴 기간에도 보건의료 종사자 인터뷰를 계속했다. 이분들이 많이 우울해하더라.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고 활기찬데 거기에 대한 괴리감이 많았다. 격리병동 종사자들은 나가 놀 수가 없고 ‘오프’ 나면 계속 집이나 기숙사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데 이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그나마 사회가 함께 긴장 상태면 묻혀서 가겠는데 바깥세상은 완전히 다른 것 같으니 혼란스러워했다. 손으로 뜬 수세미를 잔뜩 갖고 와서 선물로 주더라. 어디 나가질 못하니 이거라도 뜨면서 마음을 가다듬은 거다. 보건의료 현장 안팎의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는 걸 느낀 주간이었다.

신광영:학생들을 만나 강의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만 가능해졌다. 외국 교수들과 하는 공동연구 작업도 줌(zoom) 화상회의로 진행한다. 집이 일터가 됐다.

박혜영:지난 주말, 산업재해로 38명이 사망한 이천시 물류센터 사고 현장을 다녀왔다. 가면서 차가 많이 막혔다. 나들이객이 정말 많았다. 현장에 도착하니 다른 세상이었다. 서른여덟 가정의 유가족들이 불안과 혼란 속에 놓여 있었다. 그 가운데 재외동포비자로 입국한 이주노동자 세 분의 유가족도 있었다. 의사소통도 되지 않고 주눅 들어 보였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물론이고, 재외동포비자를 통한 가족 초청으로 한국에 머물렀기에 붕 떠버린 상태에서 한국에서 쫓겨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한 사망자의 어머니는 암 투병으로 수술을 앞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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