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12호 ‘건강한 건강수다’>
글: 류재인 고모, 그림: 박요셉 삼촌
안녕! 치과 고모야. 오늘은 코로나19로 우리가 놓친 것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해. 작년보다 학교에 가서 직접 수업을 듣는 날이 늘었잖아. 고모 조카도 학교 가는 날이 두 배가 됐더라고. 비록 마스크를 껴야 하지만 친구들과 얼굴 맞댈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
학교 가는 날이 늘게 된 건, 코로나19 전후 기초학력 및 학습격차 실태조사 결과가 중요한 이유일 거야. 예전에는 항상 얼굴 보고 하는 수업뿐이라 잘 몰랐는데, 줌으로 수업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얼굴 보고 하는 수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알게 된 거지. 이런 생각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학교 수업의 문제점만을 이야기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런데 코로나로 놓친 게 얼굴 보고 하는 수업만일까? 얼마 전에 발표된 자료를 보고 걱정이 많아졌어.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라고 매년 중고생에게 온라인 설문으로 건강습관을 확인해보는 건데, 여러 질문 중에 ‘점심식사 후 칫솔질 실천율’이라는 문항이 있거든. 2019년까지만 해도 39~40% 정도였어. 즉 100명 중에 40명은 점심밥 먹고 양치질을 한다는 거야. 근데 2020년에 33%까지 떨어졌어. 고모가 왜 더 놀랐냐면, 이거는 2008년 이후부터는 34%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어. 매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1%라도 올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쭉 내려가 버린 거야.
그뿐만이 아니었어. ‘치면열구전색’이라고 우리가 흔히 ‘치아 홈 메우기’라고 부르는 충치 예방법이 있어. 2009년부터 국가에서 비용을 보조해 줘서 2017년부터는 치과에서 치아 1개에 1만 원 정도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게 됐거든. 근데 이것도 2019년엔 치료받은 아동이 약 80만 명, 치료받은 치아수가 약 216만 개였는데, 2020년에는 아동이 약 62만 명, 치아수가 163만 개로 줄어든 거야. 대략 22~25% 정도, 즉 1/4이 감소됐어.
동무들도 알다시피 예방치료라는 건 지금 안 받는다고 바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아.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예방이라는 것 자체를 할 수 없어서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해. 2020년에 유독 동무들이 칫솔질을 하지 못하고, 치과에 가서 예방처치를 받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때문일 거야. 그때는 백신도 없었으니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치과에 가지도 못했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더 많던 때였으니까.
근데 이제 백신도 나왔고, 전면 등교도 하게 되었으니, 그동안 놓쳤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거야. 다행인 건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이 올해부터 다시 시작된대. 구강검진도 받고, 예방처치도 받을 수 있으니까 4, 5학년 학생이면 우리 동네에서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하는지 알아보고 늦지 않게 치과에 가보자. 그리고 학교에서 칫솔질이 어렵다면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점심 먹고 칫솔질하는 것 꼭 잊지 않도록, 약속! 다음에는 칫솔질도 치아 홈 메우기도 다시 예전처럼 늘어났다는 반가운 소식으로 동무들 만나러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