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14호 ‘건강한 건강수다’>
글: 박진욱 이모, 그림: 박요셉 삼촌
올해 여름은 몹시 무더웠지. 열돔 현상으로 인한 불볕더위를 겪어보니 이상 기후 현상이 더 심각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야. 더위로 인한 고통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야. 미국과 캐나다도 올해 기록적인 더위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았고, 인도·러시아의 모스크바·이라크 등에서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어. 더위뿐만이 아니야. 독일·벨기에·일본·중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실종되었고, 미국·러시아·그리스 등 여러 나라가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겪었어.
이상 기후로 고통받는 게 사람뿐일까. 미국의 폭염과 산불은 수많은 바다 생물을 죽게 했어. 북극곰은 녹아버린 빙하 때문에 사냥이 어려워지자 먹이를 찾아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내려오게 되고,죽임을 당할 위험이 커졌지. 기후 위기로 멸종 위험 동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어.
열대 지방에 살던 동물들이 서식지를 넓히면서 인간과의 접점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같은 인수 공통 감염병(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어 발생하는 감염병)을 전파할 가능성도 높이고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조금은 먼 미래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바로 코앞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
국제 사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협의체도 만들고 회의도 진행하며 꾸준한 준비를 해왔지만 지구온난화를 멈출 결정적인 실천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어. 한국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온실가스 배출 국가거든. 국제환경단체는 심지어 한국을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이제는 멀리 보고 하는 약속이나 캠페인보다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을 정말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때야.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행동은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가져올 거야. 그래도 이상 기후로 인해 지구 생태계가 받고 있는 고통을 줄이려면 나와 동무들 모두가 마음을 합해서 실천해야 해.
세계가 지금부터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도 당장 지구온난화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야. 앞으로 몇십 년은 폭염·폭우·가뭄 같은 이상 기후가 나타날 것을 염두에 두고, 이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해.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나타날 때 가장 힘들 사람은 누굴까.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 노인과 어린이,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들,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불볕더위와 혹한에도 안전한 집이 되도록 미리미리 지원하고, 극단적인 기후가 왔을 때 피할 수 있는 곳을 준비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무더위에 쓰러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기후 위기 시기를 보다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해.
동물들이 기후 위기로 생존을 위협받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할 테고,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날 때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도 해야겠지. 또 무엇이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