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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검사나 백신접종을 받아도 추방당하지 않는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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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시민건강연구소 회원)

 

 

내국인 1차 접종 완료율 75% 넘는데, 외국인 백신접종률은?

 

9월 29일 기준, 한국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백신 1차 접종률이 75%를 넘겼다(기사 바로가기). 2차 접종률도 10월 말이면 70%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룬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코로나 발생 현황은 어떨까? 9월 28일 발표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확진자 수는 6월 말(26주)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외국인 주간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208명으로 내국인(23명) 대비 약 9배 높다(보도자료 바로가기). 지난 주(9.19.~9.25) 발생한 외국인 확진자는 2,305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16.2%를 차지하며 주로 수도권, 20~30대 확진자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각 부처와 지자체는 지역별 맞춤형 접종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특히 미등록 외국인 대상으로 백신접종시 불이익 없음을 집중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민의 나라 미국이 보여준 코로나19 대응

 

이주민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미등록이주민에 대한 전면적인 포용정책을 수행해왔다. 특히 백신접종을 위해, 미국 국가안보국은 별도로 성명까지 발표했다(자료 바로가기)(성명 바로가기). 미등록 이주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고 백신 접종장소에서 내국인과 동등하게 접근을 보장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또한, 이민관세청과 국경보호청은 백신 접종장소 근처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미등록이주민이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제로 코로나19대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백신접종 과정에서 미등록 상태가 드러나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끈질기게 미등록이주민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검사나 치료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등록이주민이 느끼는 우려와 불안감

 

지난 7월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에는 갤리틀리 연구팀이 미등록이주민과 등록이주민이 각각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갖는 불안인식을 분석한 논문을 실렸다(논문 바로가기: 미국 내 라틴계 이주민의 코로나19관련 우려). 연구팀은 코로나19 관련 내용으로 25개 문항을 만들어 성인이면서 최소 미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라틴계 이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각 문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검사나 치료에 대한 내용으로, 문항별로 참여자가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었다(1점 ‘전혀 동의하지 않음’부터 4점 ‘매우 동의’까지). 2020년 7월 15일부터 10월 9일까지 약 3개월에 걸친 조사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피닉스에 거주하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 연구참여자로 의도한 379명 중 336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한 결과(참여율 88.7%)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이민지위(등록, 미등록)에 따라, 미국 거주기간 5년 이상인지 여부, 단속추방 경험 유무에 따라 평균을 비교하고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코로나19검사와 치료, 접촉자 추적을 가로막는 두려움

 

연구참여자 총 336명의 평균 연령은 39.7세였고, 그 중 여성이 210명(62.5%), 미등록상태인 이주민은 216명(64.3%)이었다. 연구결과를 보자. 조사참여자 중 223명(66.4%)이 모든 이주민은 등록/미등록 여부에 상관없이 코로나19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응답자 중 80명(23.8%)은 코로나19치료를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받으려면 합법적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89명(26.5%)은 보험이 없는 이주민이 코로나19 검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병원 응급실이라는 데 동의했다. 참여자 중 1/3(117명, 34.8%)은 합법적 신분증이 없으면 코로나19치료를 거부당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주목할 부분은 코로나19 관련 의료서비스 이용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인식이다. 참여자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서비스를 이용하면 당국이 이주민의 재정상태를 의심하고(106명, 31.6%), 결국 본인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92명, 27.4%). 121명(36.0%)에 이르는 응답자는 이민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해 이주민을 비난하고 이민 신청을 거부할 핑계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등록이주민보다 미등록이주민은 이민당국이 코로나19가 확인되면 이주민 커뮤니티에 당장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데 더 강하게 동의했다.

 

단속추방 경험 있을수록 접촉자 추적 참여 어려울 수 있어

 

코로나19 관련 문항 25개 외에, 연구팀은 2가지 문항을 더 준비했다. 바로 “당신이 코로나19로 확진되어 방역당국에서 당신과 접촉한 사람의 이름을 묻는다면, 함께 사는 미등록 가족의 이름을 알려주겠는가?” 였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시, 접촉한 사람 중 미등록상태인 직장 동료의 이름을 알려줄 것인지도 함께 물었다. 연구참여자 중 96명(28.6%)은 접촉자 추적 조사에서 미등록상태인 가구구성원을 확인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등록상태인 직장동료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114명(33.9%)이었다. 이주민 중 상당수가 접촉자 추적에서 미등록인 가족이나 동료의 이름이 드러날까 걱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속추방 경험이 있는 이주민일수록 미등록 상태인 가구구성원이나 동료를 알려주길 꺼렸다. 단속추방을 경험한 응답자 다수는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동료가 단속 추방당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이었다.

 

자발적 방역 참여 원한다면 믿음과 신뢰를 주어야

 

연구팀은 이러한 단속추방의 영향이 남아있는 이주민에게도 영향을 미쳐 코로나19검사나 치료를 망설이게 하고 결국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미등록이주민을 포용하는 코로나19정책의 필요성은 WHO와 UN 등 국제기구뿐 아니라, 각국 정부의 방역지침과 학술연구에서도 밝혀지고 있다. 그 근저에 깔린 원칙은 미등록이주민이 느낄 수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완화하고 보건의료당국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해도 단속당하거나 추방당하지 않는다는 확신, 검사나 치료, 백신접종을 받으러 가도 신분이 노출될 위험이 없으며,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지 않는다는 신뢰가 우선될 때, 이주민까지 포용하는 코로나19 대응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다.

 

코로나19검사나 백신접종시 단속추방 않겠다는 메시지 필요

 

지난 6월 22일 발표된 <코로나19 이주민 백신 접종에 대한 이주인권단체 공동 의견서>는 미등록이주민 접종률 제고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핸드폰 본인 인증이 불가능하고, 이동을 꺼리며, 신분노출에 극도로 민감한 미등록이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는 이들이 이용가능한 다른 방식의 관리번호 부여와 접종 예약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원단체 시설을 활용한 출장 접종, 농어촌 거주자를 위한 이동식 접종이나 셔틀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다. 그 근저에는 미등록이주민이 노출되거나 드러나지 않는 최소한의 절차로,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인권적 접근을 전제하고 있다. 앞선 미국 사례와 같이, 당국이 적극적으로 백신접종장소나 의료기관 근처에서는 미등록이주민 단속을 않겠다는 입장 발표도 고려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10월 말부터 방역체계가 단계적으로 전환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방역을 효율적으로 지속하기 위한 방안 외에도 지속적으로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이주민에 대한 코로나19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위드 코로나’는 내국인, 이주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서지정보

 

Galletly, C. L., Lechuga, J., Dickson-Gomez, J. B., Glasman, L. R., McAuliffe, T. L., & Espinoza-Madrigal, I. (2021). Assessment of COVID-19–Related Immigration Concerns Among Latinx Immigrants in the US. JAMA Network Open, 4(7), e2117049-e2117049.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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