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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논평

건강과 복지 후퇴에 맞설 준비

  지난 주 다들 새해를 시작하는 느낌과 각오를 나누었을 것이다. 희망을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둡고 답답하다는 쪽도 많았다. 그러나 미래는 여전히 열려 있다. 새해를 맞은 다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주는 좀 더 차분하게 2015년을 전망해 볼 차례다. 정치, 경제, 사회의 대강 분위기는 지난 주 논평에서 이미 지적했다. 그리 전문적일 것도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하리라고 본다. 거시 조건에 크게 좌우되는 복지나 건강도 예측과 상상의 범위를 많이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내는 데에는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예상이 필요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왜 전망하는가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점쟁이가 아닌 다음에야 전망과 예측은 결과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냥 두면 가게 될 길을 바꾸려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정말 가치 있는 예측은 결과가 틀려야 한다. 전망이 그대로 들어맞았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안 했다는 뜻이 아닌가.   당면하게 될 환경과 조건을 생각하면, 첫 번째로 재정 문제가 크다. 지난해 후반기에 복지 재정 논란을 통해 이미 드러난 것이다. 올해 많은 보건복지 정책과 사업이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정부 전체 재정이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제 성장이 과거와 같지 않고 소득과 일자리, 소비 전망 모두가 어둡다. 모두 아는 대로 지방 재정은 형편이 더 좋지 않다. 성장을 내세우면서 과거의 재정 전략을 그대로 쓰는 것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

서리풀연구통

복지 대상자들의 또다른 멍에

한겨레 <건강렌즈로 본 사회> 2014.03.12 (바로가기)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느낌이다. 최근 잇따르는 빈곤층의 자살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번에도 정부 부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을 집중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제도는 잘 마련해 놓았는데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무지한 것이라는 눈높이와 오만이 읽힌다. 복지와 분배는 일반 국민을 설득해내기 쉽지 않은 정책 주제이다. 거칠게 말하면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능력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라도 ‘삐걱’대는 상황이면, 납세자들은 더욱 인색해지기 마련이다. 또 정부는 복지 수급 신청자에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부정 수급자를 색출해내는 데 힘을 쏟는다. 복지체계와 그 변화의 중심은 사실 정책의 대상인 수급자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복지체계는 아무리 잘 포장해도 ‘깐깐히 골라 조금 건네주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뉴욕대의 핸슨 교수팀은 복지체계와 그 변화가 수급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2005~2012년 뉴욕시 보건소와 빈민 거주 지역에 머물며 그들의 삶을 살펴본 결과를 논문집 <사회과학과 의학> 최신호에 발표했다. 핸슨 교수팀이 미국 저소득층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1996년에 있었던 복지제도 개혁 때문이다. 이 개혁은 일하지 않는 사람은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자 일을 구하기 시작한 가구주는 늘었지만, 장애 등 때문에 일할 능력이 없거나 여전히 소득 보조가 절실한 빈곤 가구는 남아 있었다. 이들에게 남은 생존 방법은 장애 수당을 받는 것이었고, 결국 저소득 계층에서

서리풀 논평

‘복지부정’이라는 이념 공세

  혹시 들어보셨는지, ‘국민권익위원회’라는 정부 조직을. 대부분 사람에게는 그리 익숙한 곳이 아니리라. 이름만 가지고는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탓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장관급’ 행정기관이다. 말만 위원회고 위원장이지 다른 정부 부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규모만 많이 작다. 그 전부터 있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 세 개 기관의 기능을 합해 2008년 2월 말 새로 만들어졌다. 국민권익, 고충처리, 청렴…. 기관 이름은 전부 뜻이 좋다. 어째 보통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 같지 않은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모양새다. 혹 정부 내 야당 같은 것인가.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하다. 이 위원회가 지난 2월 5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 계획이 그렇다. 핵심 가운데 하나가 “국가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촘촘한 감시, 환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보고 내용 바로가기). 뭐 이 정도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 내용. 4대강 사업이나 성능 미달의 무기 구입, 정체 불명의 자원외교 같은 예산 낭비가 아니다. 대신 ‘복지부정’이 떡하니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종류의 예산낭비도 써놓기는 했다. 그러나 분야별로는 ‘복지’를 유일하게 명시했다. 구체적인 방안까지 보면 대상이 더 분명해진다. 대통령 보고에서는 이미 설치, 운영 중인 ‘정부합동 복지부정 신고센터’를 통해 부정사례 신고를 활성화한다고 밝혀 놓았다. ‘활성화’라고 하니 진작부터 이 사업을 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낯이 익다. 지난해부터 복지부정을 뿌리 뽑는다는 사업이 한창이었는데, 책임 부처가 다름 아닌 국민권익위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