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문다슬 이모는 젠더 렌즈를 통해 노동자의 건강을 바라봐요.
그림 : 소경섭 삼촌
요즘 TV 속 어른들은 선거 준비하느라 분주해 보여.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거든.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을 대표할 대통령을 정하기 위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듯이,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주민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정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투표하게 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자가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어 법률도 만들고, 국가 정치를 살피고 토론할 자격을 갖게 되는 거지.
동무들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내가 사는 지역의 시장이나 구청장, 또는 군수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올라? 빳빳한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잘 빗어 넘긴 중년의 남자 사람이 떠오르지는 않았어? 이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라. 지금까지 13명의 대통령 중 여자 대통령은 단 한 명이었고,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여성은 57명이었어. 비율로 따지면 19%이니 매우 적게 느껴질지 몰라도, 국회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래. 그런데 38개 부자 나라(OECD) 중에서는 다섯 번째로 낮대.
동네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성별 비율은 비슷한데, 우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남성이 훨씬 많다니 이상하지 않아? 이걸 여성의 정치 대표성이 낮다고 표현해.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훨씬 이전부터 있어 왔어. 그래서 한국의 여러 법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정치인 후보에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어. 최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여성 정치인 비율을 더욱 높여서 정치 대표성의 성별 불균형을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어. 그런데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지켜도, 안 지켜도 그만이야. 그래서 한국의 여성 정치 대표성은 아주 더디게 높아지고 있어.
여성 정치 대표성을 확대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 어른과 어린이 모두의 건강에도 이롭다는 점에서 중요해. 아니, 여성의 정치 대표성과 건강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지? 여러 사람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정치인들은 젠더불평등·사회서비스·돌봄·보건의료 정책 등 모든 사람이 더욱 건강하게 지내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에 관심이 많대. 특히 관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정책들을 제안하고 시행하는 데에도 더 적극적이야.
우리에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필요해. 동무들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해. 투표 권리를 가진 주변의 어른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퍼뜨리는 거 어때? 우리 모두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마법 가루 가운데 하나가 여성 정치인이라고 말이야. 아참, 동무들에게 투표할 권리를 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