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과학’으로 ‘더 많은 시민의 건강’을 확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1994년 출시되어 1천만개 이상 팔린 가습기살균제. 2006년 원인불명의 폐 질환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여 2023년 10월 말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 7877명 중 확인된 사망자만 1835명인 전대미문의 참사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는 제품과 피해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끈질기게 책임을 회피했고, 2021년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며칠전(1월 11일) 항소심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기업 전직 대표와 임직원들에게 집행유예 4년부터 금고 4년의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을 다치고 죽게 만든 위험한 제품이 팔릴 수 있었을까요? 가해 기업들의 책임만큼 부과된 형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유해물질과 질병의 인과성이 어떻게 항소심에서는 인용되었을까요? 질문은 꼬리를 뭅니다.
‘가장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겠다며 계속 지연된 연구과정은 정작 자본과 결탁한 청부과학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편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가까이에서 목소리를 듣고, 책임 있게 사건 해결에 나선 다수의 전문가와 시민단체와 피해자가 연대하는 대항과학이 존재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해결에 나선 대항과학자들의 연대, 시민과학연대(Citizen-Science Alliances)는 공동체의 건강을 더 낫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건강사회운동(Health Social Movement)의 중요한 사례입니다.(시민건강연구소 2018-2019년 건강사회운동 월례세미나 시리즈)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조치 등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법제도가 완비되기도 전에, 유사한 피해를 만들어낼 우려가 높은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규제 완화 개정안이 9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는 것일까요?
시민건강연구소는 2024년 첫 회원행사로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다룬 <재난에 맞서는 과학>의 저자를 초대하여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를 준비했습니다. 발생한 피해를 회복하고, 예상되는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공중보건 종사자와 연구자, 그리고 사회운동가들이 어떻게 사회적 쓸모가 있는 연구를 하고, 어떻게 공동의 대의를 만들며, 서로 동맹을 맺을 수 있는지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일시: 2024년 2월 1일(목) 저녁 7시-9시
장소: 시민건강연구소 옆 유별커피 1호점 (오시는 길)
참가비 : 1만원 (음료 및 다과 준비)
신청서 : 작성하기(링크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