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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상병수당 ‘도덕적 해이’ 논란…‘아픔의 증명’으로도 부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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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조 (아프면 쉴 권리 공동행동(준),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감기 때문에 쉬어 본 적 있나요? 동네의원 갈 시간 없어, 직장 근처 약국에서 약만 산 적 있나요? 아픔에 대한 기억과 경험은 서로 다르다. 나이에 따라 다르고, 직장 따라, 직위에 따라 다르며, 사는 동네의 영향도 받는다. 한국노동패널 연구를 보면, 아파도 참고 일한 사람들의 비율은 불안정노동자가 더 높았다.

 

재작년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체한 한 포럼에 참여한 노동자는 “쉬고 싶어도 잘릴까 봐 못 쉬었다. 제가 쉬면 동료가 힘들어지니…”라며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함께한 노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가 제일 힘든 줄 알았어요. 근데, 여기 와 보니, 아파도 못 쉬는 형편은 우리만이 아니었어요.” 아프면 죄인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현재의 한국 사회를 잘 설명한다.

 

업무상 재해는 아니지만 다치거나 아파서 일하기 힘들 때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 일부를 지원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10개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7월부터는 농어촌 4개 지역을 추가해 3단계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당초 계획을 보면, 정부는 내년부터 상병수당을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책 시행을 위한 법 제도 개선과 절차 준비에 대한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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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4.3.20.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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