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슈] 대통령 교체보다 어려운 건 ‘의료=상품’ 이라는 지배담론의 교체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 발표로 촉발된 진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실 현재도 개원의를 비롯한 대다수 의사들은 평소처럼 진료에 임하고 있다. 문제는 응급·중증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며 고난도 치료 영역에서 큰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들 병원은 해당 업무를 전문의와 간호사 등 기존 의료 인력에 분담하고 진료·수술, 응급실 운영 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전공의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러한 비상운영체계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진료 수입 감소에 따른 경영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수개월간 지속된 과중한 노동으로 남아 있는 의료진들 다수가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이는 의료진의 건강뿐 아니라 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부는 이참에 전공의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문의가 중심이 되는 체계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의 (상대적) 저임금·고강도 노동을 중심으로 설계된, 즉 생산 비용(인건비) 최소화를 통해 이윤을 창출해 온 병원의 의료서비스 생산시스템을 단기간 내 전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 지연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환자들에게 공허한 계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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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24.9.9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