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고래가 그랬어:건강한 건강수다] 병원에 가기 어려울 때 진료받을 방법은 없을까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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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54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_ 정혜승. 아플 걱정, 공부할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변호사예요.

그림_ 오요우 삼촌

 

지난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의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처방 약도 배달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기억나죠?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는 무조건 가능했던 비대면 진료의 범위를 고쳤어요. 그동안은 아무나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최소한 한 번은 의사와 환자가 만난 뒤에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즉, 첫 번째 진료는 의사를 직접 만나야, 그뒤에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여전히 비대면으로 진료할 수 있는 병의 범위나 약의 종류는 제한이 없었어요. 게다가 최근에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들 다수가 병원을 관두는 사태가 벌어지자 보건복지부는 다시 코로나19 때처럼 처음 진료 받는 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게 했어요.

 

그동안 비대면 진료를 하지 못하게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중독성 강한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이 함부로 되어서 혹시라도 아프지도 않은 사람이 다른 목적으로 약물을 남용할까이기도 해요. 그리고 아무래도 비대면보다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야,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을 테고요. 그렇다면 환자의 필요와 안전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야 하잖아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동안 비대면 진료에 관해 이야기해 온 것들과 코로나19 뒤에 갑자기 모든 진료를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환자와 의사가 왜 직접 만나서 진료하는 게 좋은지, 어떤 경우에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안전할지, 어떤 약은 비대면 처방을 막아야 할지에 관해, 환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잖아요. 우리 모두 그렇죠. 새로 만들 제도에 우리의 경험과 고민, 불편한 점이 어떻게 반영되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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