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논평

자전거 한번 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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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한번 타 볼까

 

이 상 욱(연구소 이사, 관동대)

아주 간혹 거울을 보고, 실종되어 가는 바디라인과 늘어 가는 뱃살을 보면서 “이제 운동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항상 첫 번째로 내 머리에 떠올랐던 것은 “조깅”이었다. 지금 유수한 마라톤 대회에서 수많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대회장을 가득 매우는 것을 보면 조깅은 별 장비 없이 아무나 즐길 수 있는 좋은 운동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웬일인지 나는 조깅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던 적은 없었다. 여느 운동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운동이 있고 조깅이 내 운동은 아니었다는 자위로 내 게으름을 합리화하곤 했다. 아주 가끔씩 달리기도 하고 등산도 다녔지만 규칙적으로 운동하지는 않았다.

 

강릉에서 출퇴근할 때 자전거를 가끔씩 탄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봄부터였다. 이제는 자전거 타는 것이 많이 익숙해져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면 200㎞ 정도 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자전거를 탈 때 다른 운동에 비해 가장 좋은 점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자전거를 타면 격렬한 운동을 해도 땀이 별로 나지 않는다. 사실은 땀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땀이 나지만 자전거를 타는 도중에 땀이 금방 마르기 때문이기는 하다. 다른 운동을 할 때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자전거를 타면 같은 강도로 운동해도 땀이 거의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바람이 몸에 느껴질 때 서늘하고 좋다. 둘째, 먼 거리를 다니면서 경치와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조깅을 한다면 꽤 잘 달리는 동호인이라도 40㎞를 달리려면 4시간 가까이 걸린다. 40㎞는 자전거라면 조금만 익숙해지면 입문자라도 3시간 안에 달릴 수 있고 숙련된 동호인이라면 1시간 30분에 타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자전거 역시 안 좋은 점이 있다. 첫째는 자전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전거는 어린이용 세발자전거를 제외하면 두발자전거이다. 고로 타다가 넘어질 수도 있다. 넘어지면 꽤 아프다. 셋째,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도로에서는 인도가 아닌 차도를 달려야 한다. 요즈음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강변에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자동차가 별로 없는 도시 외곽이나 읍면 지역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경치 좋은 곳이 많다.

 

자전거의 종류를 대략적으로 구분하면 생활 자전거, 산악형 자전거, 사이클, 미니 벨로가 있다. 생활 자전거는 집 주변에서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것이 주목적인 자전거이다. 산악형 자전거는 산악 지형에서도 탈 수 있도록 튼튼한 바퀴와 타이어와 다단 기어를 갖춘 자전거이다. 사이클은 도로를 빠르고 편하게 달리는 것이 주목적인 자전거이다. 미니 벨로는 자전거의 바퀴가 20인치(50㎝) 이하인 바퀴가 작은 자전거를 가리킨다. 가끔씩 강변이나 집 주위에서 1시간 내외로 운동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자전거라도 좋다.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좀 더 진지하게 본격적으로 자전거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들”(http://cafe.naver.com/bikecity) 같은 카페에서 자전거 정보를 더 얻을 수도 있다. 자전거를 못 타는 50-60대 이상의 여성도 자전거 타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4월에도 며칠 정도는 따뜻하게 느낀 날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적이 많았는데, 5월에 들어서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진 느낌이다.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따뜻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지친 마음을 달래고 몸에도 좋지 않을지. 자전거가 싫다면 가족과 함께 근교의 산을 올라도 좋다. 학원과 일터에서 지친 몸과 마음도 충전이 필요하다. 좋은 봄 날씨를 즐기는데 불현듯 방사능이나 황사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옥에 티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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