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차 후기
– 일시: 2012년 4월 5일 저녁 7시 ~ 9시
– 1주차 강의 제목 : “건강담론의 재구성 – 근본적 개혁의 모색”
– 후기 작성자 : 박사과정 준비생 김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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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어 : 보건의료정책, 근본적 개혁의 모색, 87년 체제, 정책 중심 논의의 자산과 부채, 해방적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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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시간은 이 강좌의 개설배경과 목적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음.
– 강의를 시작하며 강좌 명칭의 배경, 강좌와 연구소 발전방향의 연관성, 수강생들의 수강동기 등을 이야기 하였으며, 강의 본론에서는 지난 20여년간 정책중심의 보건의료 논의과정이 우리에게 어떤 자산과 부채를 남겨주었는지 살펴보았음. 마지막으로 “해방적 과학”의 임무를 통하여 건강영역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음.
– 강의시간 내내, 강사와 수강생이 서로의 주파수를 맞추려는 노력을 계속하였음.
○ 주요 강의 내용
–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보건의료 논의 프레임에는 큰 변화가 없음(패러다임 변화가 없음). 의료전달체계, 보장성 강화, 공공성강화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논의되고 있음(87년 체제라고 부르는 것도 가능함). 이 기간 동안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는 근대화 과제(전국민 의료보장체계 등)를 수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문제가 명료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중심의 논의가 계속되었음.
– 그런데 정책 중심의 논의는 한국 보건의료에 긍정적 영향(자산)과 부정적 영향(부채)을 미쳤음. 긍정적 영향으로 대안 정책의 정교화와 정치 세력화 기여를 꼽을 수 있고, 부정적 영향으로 급진적 대안의 퇴화, 정책의 주류화와 배제(정책전문가 위주의 논의), 주체와 전략의 부재를 꼽을 수 있음. 이러한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현 보건의료 논의에서 ?담론과 실천에서 정책의 압도적 비중, ?운동의 위축, ?급진성의 약화, ?이론과 이념의 불균형, ?총체적 전망의 부재로 나타나고 있음.
–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리얼 유토피아(wright e.o. 2010)”에서 제시하는 해방적 과학의 임무 세 가지(현존하는 세계의 체계적인 진단과 비판, 가능한 대안을 구상, 변혁의 장애, 가능성, 딜레마를 이해하는 것)와 추가된 한 가지(지향으로서의 비전을 체계화하는 것)를 고민해야함.
○ 개인 의견
– 학부를 졸업하고 보건의료 정책 공부를 한지 수년이 지났다. 산적한 보건의료 문제에 대하여 정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정책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책이 문제의 답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정책과 정치는 다른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말 그대로 순진한 것이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았지만, 그렇다면 과연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는 알지 못하였다.
– 그러 던 중 지난 3월 심평원이 주최한 “oecd가 본 한국의 의료제도” 포럼에 참석하였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논의의 내용(포괄수가제, 의료전달체계, 일차의료 강화, 의료의 질 등)이 내가 보건의료 공부를 시작할 당시와 거의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변할 수 없는 내용들인가, 그렇다면 공부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가, 전공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앞으로의 인생경로와 깊이 연관된 쉽지 않은 질문이 생겼다. 마음이 무거웠다. 87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위안(?)이 되었지만 진짜로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 첫 강좌를 마치고, 이 수업이 길을 보여줄 것이라는 혹은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커졌다. 여러 정책대안들의 논의 속에 지쳐서 한국 보건의료에 대해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또는 어떤 지향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 보건의료 개혁을 위한 이론적 탐색“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에 들뜬다. 안에 죽어있던 것을 다시 살려내는 느낌이랄까. 앞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번 강좌가 “함께” “깊이” “긍정적으로”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