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세계 379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코로나19 예방/억제/치료를 위해 WTO TRIPS 협정을 유예하라! (2020.10.15) +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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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서한

코로나19 예방/억제/치료를 위해 TRIPS 협정 내 특정 조항 유예에 대한 인도와 남아프리카의 제안에 관해

 

한국의 문재인 정부 귀하

 

하단에 연명한 단체들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인도와 남아프리카가 제안한 “코로나19 예방/억제/치료를 위해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의 특정 조항 유예”와 관련된 결정문의 채택을 강력히 지지할 것을 촉구합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선언되었을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품 개발을 가속하고, 제조를 확대하고, 효과적인 의료 기술 공급을 확대해, 모든 지역의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시급하다는 데 압도적인 합의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여러 국가의 대표들을 포함해 코로나19 의료제품이 글로벌 공공재로 다뤄져야 한다는 선언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이 발생한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세계적 수준의 정책은 부재하다시피하고, 그 대신 이 팬데믹을 다루는 데 필요한 주요 기술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 특히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도국과 최빈개도국은 진단키트 접근 문제를 포함해 의료 제품의 극심한 부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1]. 게다가 세계 인구의 13% 밖에 차지하지 않는 고소득 국가는 이미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적어도 절반을 확보했습니다[2].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 제약산업은 ‘평소와 다름없는 영업 전략’을 취해 왔으며, 코로나19 보건기술에 대한 독점적 지적재산 통제권을 공고히 하면서 제조 확대를 제약하고, 공급자 다양화를 봉쇄하고, (가격인하로 이어질) 경쟁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 Zeneca)와 같은 일부 제약회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이윤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들 기술에 대한 통제권은 유지함으로써 일방적으로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명을 살리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방해할 지라도 말입니다[3].

 

제약산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기술 제조에 필요한 지식, 지적재산,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출범한 코로나19 기술 접근 풀(COVID-19 Technology Access pool, C-TAP)을 거부하는 대신, 지속적으로 비공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는 중입니다[4,5]. 예를 들어 길리어드(Gilead Sciences)의 렘데시비르는 상당한 공적 재원을 통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길리어드가 선택한 몇몇 제조업체와 비공개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되었고, 결과적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는 저가의 렘데시비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 세계적으로 렘데시비르 공급부족이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많은 개도국들은 아직까지 단 한 바이알도 수입하지 못했습니다. 렘데시비르의 경우에는 그 효과성이 제한적이지만, 만일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해서도 이러한 방식이 지속된다면 심지어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제에 대한 접근으로부터 배제될 것이라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합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술에 관한 지적재산 침해 분쟁은 코로나19 의료제품의 협력적 연구개발과 제조를 막을 위험도 있습니다[6].

 

이러한 제한적인 영업 전략은 과도한 약가 산정과 폭리로 이어집니다[7].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의료체계는 압도되고 정부들은 서서히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국가의 보건재정은 코로나19 의료 제품의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현실은 능력 있는 제조업체의 생산을 저해할 것이고, 필수 의료 제품의 개발/생산/수입/수출에서 자유로운 협력관계의 형성을 방해할 것입니다.

 

TRIPS 협정에는 이미 접근성 촉진을 위한 유연성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나 많은 WTO 회원국은 이들 조항을 적시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제실시는 (국가별 법령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제품별로’, ‘국가별로’ 이뤄지는 데 반해, 팬데믹 상황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서만 지적재산 장벽을 극복하고 기술이전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적재산 장벽이 특허에 국한되지 않는 경우, 국가 수준의 법령은 충분한 유연성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조능력이 부족한 국가에 공급하기 위한 제31조의2(Article 31bis)는 신속한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이 조항의 적용제외를 택한 바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글로벌 수준에서 지적재산과 기술 장벽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다른 의료 제품의 출시와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심각한 문제들이 재현될 것입니다. 코로나19 기술은 제한적으로 배급되어야만 할 것이며 이는 공중보건과 세계 경제 회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팬데믹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는 만큼 우리도 세계적 수준의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WTO 수준의 유예안을 채택할 경우 코로나19 예방/억제/치료와 관련된 TRIPS 협정 내 특정 조항의 시행, 적용, 집행은 중단될 것입니다. 이는 신속하고 공개적인, 자동적인 글로벌 해결책으로, 코로나19 기술 개발/생산/공급을 위한 중단 없는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모든 국가가 직면한 전 세계적 난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합니다. 이제는 모든 정부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고 기업의 독점보다는 사람들의 건강과 삶을 우선에 둘 때입니다.

 

이에 우리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오는 TRIPS 위원회 회의에서, 제안된 유예안의 채택을 분명하게 지지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2020년 10월 15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노동건강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시민건강연구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지식연구소공방, 한국민중건강운동(PHM Korea) 등 세계 379개 시민사회단체

 

첨부: (영어원문) CIVIL SOCIETY LETTER SUPPORTING PROPOSAL BY INDIA AND SOUTH AFRICA ON WAIVER FROM CERTAIN PROVISIONS OF THE TRIPS AGREEMENT FOR THE PREVENTION, CONTAINMENT AND TREATMENT OF COVID-19


[1] https://www.un.org/development/desa/dpad/wp-content/uploads/sites/45/LDC-testing-30-Sep.pdf

[2] 일부 고소득 국가는 주요 코로나19 백신 예상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https://www.oxfam.org/en/press-releases/small-group-rich-nations-have-bought-more-half-future-supply-leading-COVID-19

[3] 아스트라제네카 문서는 이윤 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한계를 보여준다(Astra Zeneca vaccine document shows limit of no-profit pledge), Financial Times, 7th October 2020.

[4] 제약업계 대표들이 WHO의 코로나19 제품 자발적 특허풀을 맹비난했다(Pharma leaders shoot down WHO voluntary pool for patent rights on COVID-19 products), Pharmalot, 28th May 2020.

[5] 자발적 실시와 의약품 접근성, MSF October 2020, https://msfaccess.org/sites/default/files/2020-10/MSF-AC_IP_VoluntaryLicenses_summary-brief_Oct2020.pdf

[6] 예시: 화이자(Pfizer)-바이오엔텍(BioNTech), 리제네론(Regeneron)이 코로나19 제품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https://www.fiercepharma.com/pharma/pfizer-biontech-regeneron-sued-for-infringement-allele-s-patent-their-COVID-19-products ;

소송은 지적재산이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게이츠 재단이 지원한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생산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https://twn.my/title2/briefing_papers/twn/Hammond.pdf ;

이노비오(Inovio)가 맞소송을 당하면서 팬데믹 지적재산 분쟁은 심화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불확실한 상태에 빠졌다 https://twn.my/title2/briefing_papers/twn/Inovio%20countersued%20IP-COVID%20Jul%202020%20Hammond.pdf ;

특허 분쟁이 모더나(Moderna) 코로나19 백신의 주요 합병증으로 대두되고 있다 https://twn.my/title2/briefing_papers/twn/Moderna%20IP-COVID%20Aug%202020%20Hammond.pdf

[7] 예를 들어 미국에서 렘데시비르 가격은 치료 당 US$3,120인데 반해 인도에서 허가된 제네릭의 비용은 치료 당 US$587 ~ 792. 합리적 마진으로 렘데시비시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은 치료 당 US$9로 추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회신1>

1. 안녕하십니까? 국민과 함께하는 산업통상자원부입니다. WTO TRIPS 이사회 논의에 대한 관심과 코로나19 대응 방향에 관한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2. 지난 10.15~16일 양일간 개최된 WTO TRIPS 이사회에서 “코로나19 예방, 억제, 치료와 관련해서는 TRIPS 협정 제2부의 제1절, 제4절, 제5절, 제7절의 이행, 적용, 집행을 X년 간 면제(waiver)”할 것에 대한 인도와 남아공의 제안서가 논의되었고, 오는 11.20일 비공식 TRIPS 이사회를 개최하여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부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입장을 검토 중입니다.

3. 요청하신 장관 면담은 우선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주시면 내부 보고드리고 동 사안 대응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4.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다자통상협력과 최정연 사무관(☎️044-203-5933)께 연락주시기 바라며, 추가 의견 또는 제안이 있으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다자통상협력과 최정연 사무관(jychoikorea@korea.kr) 앞으로 보내주시면 의사결정 과정에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산업통상자원부 회신2>

1. 안녕하십니까? 국민과 함께하는 산업통상자원부입니다. 귀하께서 2020.10.15. 국민신문고를 통해 외교부에 제출하신 제안(1AB-2010-0006382)이 우리부로 이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 귀하께서 제안하신 사항은 “오는 11.20일 개최되는 WTO TRIPS 이사회에서 우리측이 ‘코로나 예방, 억제, 치료와 관련하여 TRIPS 협정의 이행, 적용, 집행을 면제(waiver)’ 할 것에 관한 인도와 남아공의 제안서 채택을 지지하자.”는 사항으로 이해됩니다.

3. 귀하의 제안사항에 대한 검토의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코로나19 백신, 치료제의 개발, 생산, 그리고 공평한 분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국제협력이 추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진단기기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 촉진을 위해 ‘ACT-A(Access to Covid-19 Tools – Accelerator)’를 출범하였으며 우리나라도 기여를 공약하였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백신면역연합(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zation)이 주도하여 만든 백신 공동개발 및 배분을 위한 다국적 협의체인 ‘세계 백신공급 메커니즘(COVAX Facility)’에 참여하고, 개도국을 위한 ‘코로나 백신 선 구매 공약 메커니즘(COVAX AMC)’에도 기여하여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과 보급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나. 한편,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등과 관련하여 TRIPS 협정의 적용을 면제하는 인도와 남아공의 제안은 현재 논의 초기 단계입니다. 각국은 개도국, 최빈개도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나, 신약 개발 혁신의 유인을 저해하여 오히려 코로나19 극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하며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제실시권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기 위해 2017년 개정된 TRIPS 협정 제31조bis 등도 충분히 활용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개진되고 있습니다.

다. 우리측은 효과적인 지식재산권 보장체제가 혁신의 유인으로서 보건위기 극복의 중요한 장치라는 점을 인식하는 가운데, 세계적 보건 위기 극복을 위해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는 국제적 협력에 적극 기여해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및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TRIPS 이사회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관련 논의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지적재산권 보장체제의 공중보건에 대한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나가겠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11.20일 개최 예정인 금번 비공식 회의에서 바로 인도와 남아공의 제안을 적극 지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eply from South Korean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 (unofficial translation from Korean to English)

  • A. Based on the recognition of the importance of the R&D, manufacture and equitable distribution of COVID-19 vaccines and treatments, various international cooperation is being promoted, and the Korean government is also actively participating. Representatively, the WHO launched ACT-A’ to promote equitable access to COVID-19 vaccines, treatments, and test kits, and the Korean government has also committed to contributing. In addition, the Korean government participated in the ‘COVAX Facility’, a multinational consultative body for the joint development and distribution of vaccines created by the WHO and the GAVI, and the COVAX AMC to distribute inexpensive vaccines for developing countries.
  • B. Meanwhile, the proposal from India and South Africa about TRIPS waiver is currently in the early stages of discussion. Countries agree that humanitarian aid is needed for developing and least developed countries, but they are also considering and discussing the fact that it could have a negative impact on overcoming COVID-19 by hindering the incentives to develop new drugs. In addition, in order to apply for compulsory licenses more flexibly, it is also indicated that Article 31bis of the TRIPS Agreement revised in 2017 needs to be fully utilized.
  • C.  Recognizing that an effective intellectual property protection system is an important device for overcoming the health crisis as an incentive for innovation, we will actively contribute to international cooperation to improve access to medicines to overcome the global health crisis. To this end, we will actively participate in the discussions of the TRIPS Board of Directors in close communication with relevant ministries and stakeholders, and carefully review the impact of the IP system on public health while closely monitoring related trends. In view of these points, please understand that it is difficult to actively support the proposals of the India and South Africa TRIPS waiver at the meeting on Nov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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