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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환경 개선을 위해 설탕세 도입만 논의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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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경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설탕 제품의 과도한 섭취는 비만,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만성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정부도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2016~2020)’을 통해 당류가 많이 포함된 식품에 영양표시 의무화를 실시하고 있다(기사 바로가기: 정부 설탕과 전쟁선포하루 각설탕 16.7개 목표).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이 이른바 설탕세 법안을 발의했다. 가당음료를 제조·가공·수입·유통·판매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기사 바로가기: 거대 여당의 설탕세추진,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비만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 발병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공식품, 가당음료에 대한 소비 접근성이 높은 환경의 문제임을 지적한 것은 긍정적이나, 설탕세 도입으로 인한 제품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하여 설탕세 도입뿐만 아니라, 음료 광고에서 ‘건강’이 어떻게 구성되고 소비되는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오늘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남호주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건강증진>에 발표한 논문은 가당음료 텔레비전 광고가 건강과 웰빙을 어떻게 연관지어 활용하는지를 보여준다(논문 바로가기 판매기능: 호주 텔레비전에서 가당 음료 광고).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4개 채널을 가진 방송사의 893개의 식품과 음료에 대한 TV광고 중에서 50개의 음료 광고를 선정했다. 그 가운데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가당음료에 대한 광고 30개를 분석대상에 포함시켰다. 음료광고의 유형은 청량음료, 유제품, 이온음료, 에너지 음료, 아이스티로 분류했다. 30개의 광고에 사용된 오디오(음성 및 기타 소리), 시각 정보(화면의 텍스트 및 이미지)를 모두 언어로 간주하여 분석했다.

 

분석 결과, 30개 광고 중 25개 광고에서 건강과 웰빙에 관련된 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크게는 건강과 웰빙 관련 메시지를 반영한 영역과 상품 판매를 위해 설득력 있는 논거를 구성하는 영역으로 구분했다. 각 영역에 대해 세부 주제를 분류했는데, 광고에서 건강과 웰빙에 관련된 중요한 담론은 건강과 웰빙을 보호하는 담론과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한 담론이었고, 광고 전반에 활용된 설득 장치는 소비자들이 광고 메시지에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제별 사례제시는 다음과 같다. ① 야쿠르트(Yakult.)를 광고하면서 소화기관 보호의 필요성과 ‘건강한 가족 음료’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수단이란 점을 강조했다. ② 아이스티(Real Iced Tea Co.) 광고는 이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개인이 바쁜 생활로부터 자신만의 평화와 휴식을 만들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③ 아이스 커피(Dare Iced Coffee.) 광고에서는 가사노동에 고군분투하는 남자를 묘사하면서 아기와 반려견을 착각하는 장면을 처음에 보여준다. 남자가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아기를 차에 태우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아이스커피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암시했다. ④ 스포츠음료(Gatorade.)는 신체적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영양 공급원으로 광고되었다. 기진맥진한 운동선수가 스포츠음료를 마신 후에 운동을 계속하는 장면과 운동 중 땀을 흘리는 것을 단순한 수분 손실이 아니라 전해질 손실이란 메시지와 연결시킴으로써, 스포츠음료 광고는 운동하는 동안 연료 혹은 영양 공급원이 필요하다는 것과 특히 전해질을 포함한 영양의 적절한 원천이 있다는 점을 내포했다. ⑤ 에너지음료(Milo.) 광고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⑥ 다른 음료 광고들은 개인에 초점을 두었지만, 청량음료(Coca-Cola.) 광고는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었다. 청량음료 광고는 음료가 사회적 연결과 상호작용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코카콜라 광고의 경우 개인, 친구들, 그룹을 일련의 장면으로 보여주는데 음료를 그 사회적 관계에 중심에 두고, 코카콜라가 사회적 연결의 촉진자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또한 연구팀은 광고 전반에 활용되는 설득적 장치로서 영양학, 자연, 성공·성취·행복이 이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유제품과 스포츠음료에 대한 광고는 영양 전문가, 영양의 개념, 과학적 상징성을 이용하여 건강과 웰빙에 대한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강한 자연의 이미지는 상품이 본질적으로 좋고 건강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활용되었다. 마지막으로 광고에서는 음료를 성공·성취·행복의 필수 요소로 제시했는데, 이는 경쟁 서사로 나타났다. 음료광고에서 미소, 동료와의 하이파이브 등의 행동 묘사를 통해 음료 소비가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음을 은연중에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텔레비전의 가당음료 광고에서 음료 소비가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지만, 건강증진 상태를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광고가 신체 건강과 질병의 부재로써 건강을 정의하는 전통적인 건강 개념보다는 웰빙을 포함한 더 넓은 개념으로서 건강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마케팅 전략으로서 건강증진 개념과 건강에 궁극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음료에 대한 광고가 조우할 때, 소비자가 이러한 음료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는 더 확대된다. 연구진은 영양소 함량 및 의무표시와 관련된 규제 외에도 건강과 웰빙에 대한 암묵적인 메시지 전달을 규제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 일환으로 당류 함유 음료의 마케팅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가당음료 광고에서 언어, 소리, 그리고 이미지를 통해 건강과 웰빙의 긍정적인 면을 암묵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은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고 내면화한다. 국가의 건강증진정책이 식품환경 개선에 따른 국민의 건강 보호가 주요 목적이라면, 건강을 소재로 삼고 그 의미를 활용하는 음료광고의 암묵적 효과에도 주목해야 할 때이다.

 

*서지정보

Brownbill, A. L., Miller, C. L., Smithers, L. G., & Braunack-Mayer, A. J. (2021). Selling function: the advertising of sugar-containing beverages on Australian television. Health promotion international, 36(1), 143-154.


수많은 언론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 기술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계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루에 ○○ 두 잔 마시면 수명 ○년 늘어나” 같은 것들입니다. 반면 건강과 사회, 건강 불평등, 기존의 건강 담론에 도전하는 연구 결과는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연구소는 ‘서리풀 연구통通’에서 매주 목요일, 건강과 관련한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 또 논쟁적 주제를 다룬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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