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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이슈-07] 박근혜 정부, 무의사결정 전략의 비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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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이슈 7월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요약문을 게재하고, 파일을 첨부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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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무의사결정 전략의 비윤리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 동안 보건복지 분야는 평가할 것이 거의 없었다. 크게 드러날 만한 일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이슈마다 정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 적극적 정책(의제) 형성이 요구되는 분야, 심지어는 주무부처의 최종 판단이 필요한 지점에서도 정부는 ‘실종’되었다. 진주의료원 폐쇄 묵인, 카프 병원 사태 방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무상보육 재정지원 지연 등이 이런 사례이다.

주무부처가 정책과정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그런데 만일 이슈의 동원과 채택이 정부의 입맛에 들어맞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최근 일련의 사건과 그 경과를 후자의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이 글에서는 정책과정이 정책결정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는 ‘무의사결정 (non-decision)’ 논의를 통해 이를 살펴본다. 무의사결정 전략은 권력집단이 스스로에게 불리한 이슈를 차단하고 안전한 의제들만을 논의하는 것으로, 지난 정부에도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의료의 접근성, 공적보험 강화 등의 사회적 가치들을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는 무의사결정 전략이 사용되었다.

진주의료원과 카프병원의 경우 주무부처가 개입의 근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책개입 – 의료법에 근거한 업무개시 명령 – 을 하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법 조항과 사회 통념에 근거해 취할 수 있는 합리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 해결의사가 없음을 의미한다. 무상보육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책 최고결정자가 사회적 문제와 관련 논의에 대해 최소한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공약한 정책 토론에 ‘입을 닫아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위의 세 사례들은, 중앙정부가 단순히 ‘소극적’이거나 ‘무력’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은 아니다. 정권의 실세가 주무부처 장관으로 부임했다는 점, 정부가 정책과정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거나 최소한의 행동만 취했다는 점, 세 사례 모두 성격 상 새 정부가 환영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정부가 의도된 편향성을 통해 무의사결정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본다.

새 정부가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회피함으로써 우리는 공공의료, 알코올 규제, 보편적 복지 같은 사회적 가치를 숙의할 기회를 잃고, 편향된 이슈에만 노출되게 된다. 사회적 가치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못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통한 문제해결 기회도 갖지 못하게 된다. 현 정부의 무의사결정 전략은 명백히 비윤리적이며 비민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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