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고래가 그랬어: 건강한 건강수다] 같이 막을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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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36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 김유미 고모는 대학에서 예방의학을 가르쳐요.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해요.

그림: 오요우 삼촌

 

요즘도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시작하는 이야기책이 있니? 담배 피우던 호랑이는 병이 걸려서 혹독하게 고생하거나 빨리 죽었을 거야. 담배가 한국에 전래된 것은 4백 년 전 임진왜란 즈음 일본에서부터래. 그러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은 그렇게 아주 오래전이 아니야.

 

고모가 딱 잘라 말할 수 있는데, 인간의 습관 중에, 없앤다면 살릴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이 담배 피우는 거야. 담배 살 사람들을 새로 꾀어내려고 더 예쁘게 포장하거나, 신기한 모양이나 맛을 내고, 덜 위험하다고 선전하는데, 절대 눈길 주거나 관심 두지 말자. 모든 형태의 담배는 해롭고, 안전한 수준은 없거든. 뉴질랜드는 2009년 이후 태어난 사람이 담배를 사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어. 담배 피우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데, 이런 물건을 팔 수 없다는 거지. 이걸 어기면 내야 하는 벌금이 1억 2천만 원이 넘어. 뉴질랜드가 특이한 게 아니야. 다른 여러 정부도 이런 법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특히 올해 5월은 인간이 담배와 싸워온 역사에서 중요한 기념일이었어. 흡연 관련 질병과 사망을 줄이고자 하는 세계적인 노력 중에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라는 국제협약이 있거든.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해 2003년 5월, 56회 세계보건총회에서 채택한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어. 현재 182개 정부, 즉 세계 90% 이상의 인구가 참여했는데, 이것은 국제연합(UN)의 협약 중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참여한 거야. 한국은 20년 전에 이미 협약에 서명했어. 2012년 제5차 총회가 서울에서 열려서 <담배제품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의정서와 서울선언문이 채택되기도 했지.

 

 

<담배규제기본협약>은 담배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알려주는데, 이런 조치가 잘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알려주기도 해. 한국은 정보수집과 모니터링, 캠페인은 잘했다고 평가받았어. 우리 모두 ‘노담’을 알게 됐잖아. 전자담배 제품에 경고 그림을 넣는 것은 한국이 처음으로 시행해서 우수사례로 세계에 소개가 되기도 했대. 그런데 담배 광고·판촉·후원 금지는 조치가 부족하다고 평가받았어. 코트디부아르·에티오피아·이라크·요르단·베네수엘라 등의 나라는 담배 광고 금지 수준이 발전했다고 평가받았다는데, 우리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이 협약 이후로 담배 때문에 불필요하게 희생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대. 하지만 담배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가장 큰 장애물은 단언컨대 담배회사야. 나 혼자 주장하는 게 아니고 많은 학자, 세계보건기구의 말씀이야. 담배뿐만 아니라 비만·음주·대기오염·운동 부족과 같은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돈만 중요시하는 회사들이 큰 문제가 되고 있어. 몸에 좋지 않은 걸 팔아서 이익을 챙기는 것이 동무에게, 한국에, 인류의 생활 습관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고모는 출판사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호랑이 곶감 먹던 시절’로 바꿔달라고 편지를 쓸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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