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방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들 생각했다. 무늬만 지방자치제일 뿐, 중앙정부가 실질적으로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았고, 또 일부는 실제로 그 힘을 체험했다. 지자체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때문에 지방재정이 파탄나고 개인의 삶이 황폐화되는 결과를 보기도 했고, 교육감과 시장이 바뀌면서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반값등록금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우리는 건강 측면에서도 지방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 정부는 스스로 권력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영국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로 고통 받고 사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라”는 영국 IDeA 보고서의 문장은 시민들의 건강보호와 관련된 지방정부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건강불평등 완화 전략은 기저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중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조세, 노동시장, 복지 정책처럼 중앙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 또한 상당하다.
우리는 이 보고서를 통해 서울시 차원의 건강불평등 완화 전략이 견지해야 할 원칙, 이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선결조건들을 살펴보고, 주요 정책 목표 영역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제안을 토대로 서울시가 포괄적인 건강불평등 완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현실화시킬 구체적인 사업/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서울의 규모와 역사적?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서울시의 성공은 단지 1천만 서울 시민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의미를 갖는다.
“모두를 위한 건강 (Health for All)”의 가치가 서울에서부터 시작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