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문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 이주노동자 ‘투명인간’ 취급하는 한국, 코로나 방역⦁경제에 모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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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돌봄 공백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고기복 ((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코로나19가 증명한 것

 

코로나19 발발 이후 정부는 줄곧 법과 원칙, 절차에 따라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 지원을 차별 없이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코로나 이후 공적 마스크 배분 정책, 재난지원금 지급과 전수조사 행정 명령 등 여러 분야에서 이주민 차별을 제도화하기에 바빴다.

 

코로나 발발 초기 마스크가 부족하자 정부는 공적 마스크 배분 정책에서 이주민을 우선 배제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데, 방역당국은 이주민들에게 공적 마스크 구매조차 허락하지 않으려 했다. 비록 시민사회의 반발에 당국이 한 발 물러서긴 했지만, 해당 사례로 인해 재난상황에서 차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공적 마스크 배분이 드러낸 차별에 심각성을 느낀 시민단체들이 국가인권위에 곧바로 진정을 제기했었다. 즉각적인 시정 조치나 권고가 있을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기대와 달리 인권위는 마스크 수급이 안정된 뒤인 2020년 10월에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난 상황에서 외국인을 차별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적시에 인권위의 시정 권고가 있어야 했는데, 때늦은 기각 결정은 잘못된 신호를 방역 당국에 주었다. 인권위 기각 결정은 재난상황에서는 차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인권위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있어서 이주민을 배제한 중앙정부의 정책을 옹호하여 재난상황에서 차별적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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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2021.07. 08 기사 바로가기)


<프레시안>과 시민건강연구소가 각 분야 전문가의 힘을 빌려 여러 산적한 문제의 대안을 들여다보는 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대안’을 마련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었다. 그 사이 1억1300만 명이 넘는 세계인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50만여 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인구의 최대 3%를 죽음으로 몰아간 1918년 인플루엔자 범유행(스페인 독감) 이후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최대의 피해라고 할 만하다.

이런 대규모 피해가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지 않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안착했다. 실물 경제를 대신해 금융 자본 위주의 경제 체제가 중요한 한 축을 잡게 됐다. IMF 사태 이전과 이후의 한국은 완전히 다른 사회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인류사를 나눌 수 있다는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글이 가볍게 와 닿지 않는 까닭이다. AC 1년, 관련 논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가가 빚을 질 것이냐, 가계가 빚을 질 것이냐는 숙제는 지금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비대한 자영업 비중이 개개인을 대재난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문제도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필수적 진료를 받기 힘든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도 중요한 숙제가 됐다.

당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지구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시기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 코로나19 이후 어떤 노력으로 더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앞으로 매주 한 편의 전문가 글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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