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의약품 생산체제를 위한 시민사회 연대’의 2022년 이슈페이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약품 생산의 변화된 정치경제와 시민사회 운동 전략 모색’을 공개합니다.
‘더 나은 의약품 생산체제를 위한 시민사회 연대’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시민건강연구소, 정보공유연대 IPLeft로 구성된 시민사회 연대 네트워크입니다. 2000년대의 ‘글리벡·스프라이셀·푸제온 투쟁’ ‘한미FTA 반대 투쟁’ 이후 제약산업과 규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의 변화를 진단하고, 의약품 접근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지식기반을 마련해보자는 목적에서 2018년 4월 출발했습니다.
이 이슈페이퍼는 2000년대 이후와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생산의 변화된 정치경제라는 관점에서 문제들을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역사와 구조, 권력과 이해관계, 이데올로기 분석을 담았습니다. 금융화, 바이오제약이라는 ‘변화된’ 맥락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을 통한 독점 강화, 공적 자원의 사유화와 같은 ‘고전적’ 맥락들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2022년 6월 현재 한국 시민사회의 운동 전략에 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독자들도 이 고민과 논의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글리벡 투쟁, 푸제온 투쟁, 한미FTA 반대 투쟁부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생산·공급까지 20년간 의약품 접근성 문제가 있는 곳에 언제나 있었고,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많은 영감과 문제의식을 공유해주셨던 故 남희섭 변리사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목 차 >
Abstract 1
요약 7
1. 코로나19 대유행, 의약품 접근과 연구개발·생산·공급 체제의 (재)조명 11
2. 의약품 생산의 정치경제학 16
2.1. 금융세계화와 인수합병의 시대, 제약산업의 이윤 창출 전략 17
(1) C형 간염 치료제 가격을 1억 원으로 책정한 길리어드 17
(2) 금융세계화와 인수합병 19
(3) 바이오벤처의 등장과 생명공학의 금융화, 그 토대로서 특허권의 강화 21
2.2. 지식과 기술의 확산 없는 정부 주도 의약품 개발의 한계 23
2.3. 한국적 맥락: 혁신성장의 부작용 – 코스닥 시장의 거품 형성과 폭발 24
3. 한국 정부의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정책 28
3.1.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정책의 역사와 규제완화의 위험성 28
3.2.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시밀러 정책의 방향 32
4. 고가 신약을 둘러싼 ‘의약품 접근권’ 운동 37
4.1. 글리벡, 푸제온, 스프라이셀 투쟁 37
4.2. 초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독점전략과 인도에서의 글리벡 특허신청 소송 40
(1) 초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독점전략 40
(2) 인도에서 노바티스社의 글리벡 특허신청 소송 41
4.3. ‘의약품 접근권’ 운동의 의의 42
(1) 의약품 접근권, 의약품의 공공성 43
(2) 제약자본의 독점 이윤을 보장한 WTO TRIPs와 FTA 44
(3) 환자권리, 당사자 운동 44
(4) 국제연대, 국제적 전략의 필요성 44
5.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약품 접근권’을 넘어 ‘의약품 생산의 공공성’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 운동의 과제 46
< 요 약 >
1. 코로나19 대유행, 의약품 접근과 연구개발·생산·공급 체제의 (재)조명
-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의약품 접근과 연구개발·생산·공급 체제의 중요성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학습’의 장을 제공했다. 국가 간 ‘전쟁’으로 묘사된 치료제와 백신 확보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공급 물량이 제한되는 가운데 필요에 따른 공평한 배분 기전은 부재하거나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생산·공급 물량의 제한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하나는 지적재산권(지재권)을 통한 기술과 지식의 소수 독점, 다른 하나는 이로 인한 전 세계 생산역량의 불충분하고 불평등한 활용이었다. ‘전쟁’의 패자는 구매력도 기술력도 부족한 중·저소득 국가일 수밖에 없었다.
- 대안적 흐름도 있었다. 코로나19 관련 기술과 지식을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한 ‘코로나19 기술 접근 풀(C-TAP)’, 코로나19 기술의 연구개발과 생산부터 구매와 배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코로나19 기술 접근 촉진기구(ACT-A)’와 그 백신 축인 코백스(COVAX)가 그것이다. 하지만 계획한 목표들은 결국 현실로 구현되지 않았다. 지적재산권을 가진 기업의 ‘자발적’ 기술 공유는 없었고, 생산·공급 물량이 제한되는 가운데 각국이 백신 사재기(선구매계약)에 나서면서 백신을 독자적으로 구매할 형편이 되지 않는 중·저소득 국가들만 극심한 불평등 상황에 남겨졌다. 2020년 10월, 인도와 남아공 정부의 주도로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의 ‘코로나19 기술에 관한 지적재산권 일시 유예안(TRIPs 유예안)’이 제안된 배경이다. 하지만 1년 8개월 만에 12차 WTO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결정문은 더이상 유예안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퇴보한 것이었다.
- 한국 시민사회는 전 세계 시민사회와 함께 ‘TRIPs 유예안’ 지지 운동에 힘을 모았다. 한국 정부는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화 구상을 추진해 왔다. TRIPs 유예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멀어졌고, 운동의 동력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고소득 국가들이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면서 백신 불평등은 다시 한 번 악화됐고 경구치료제에서도 불평등은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2. 의약품 생산의 정치경제학
-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시대를 맞아, 제약기업 간 인수합병이 크게 증가했고 특허권이 전세계적으로 강화되었다. 한편 주식시장을 매개로 바이오벤처 기업이 등장해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해진 초국적 제약기업과 함께 의약품 생산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그 결과는 강화된 제약기업의 시장지배력으로 인한 약값 상승과 의약품 개발 비용의 사회적 전가였다.
- 코로나19를 계기로 의약품 생산에서 정부의 역할이 크게 강화되었으며,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서의 공공성 문제가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정부 주도 의약품 개발 모델은 한계가 많았는데, 공적 자금으로 생산된 지식과 기술이 널리 공유되고 확산되지 못했고 특히 저개발국은 이런 모델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 한편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영향을 받아 ‘지식기반 경제’ 모델이 김대중 정부 시기부터 시작되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으로 계승되었다. 혁신성장 정책은 산업 규제 완화와 모험 자본 육성을 위한 금융 규제 완화로 구성된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혁신적인 원천 기술이 없는 한국에서는 혁신의약품 개발과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코스닥 시장의 거품 형성과 폭발 및 안전성과 효과성 검증이 부실한 의약품의 출시라는 부작용만 만든다.
3. 한국 정부의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정책
- 한국 정부는 각 정권마다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했고, 또한 산업적 목적에서 의약품 허가기준을 낮추는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규제완화 조치는 무분별한 의약품 허가로 이어졌고,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의 사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전의 위협을 겪기도 하였다. 반복되는 부실허가 문제에도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 산업 육성정책을 계속 추진해왔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원 및 규제완화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정작 바이오신약 때문이 아니라 바이오시밀러와 백신 생산능력 때문이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등 바이오신약의 독점 문제는 감염병 위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발휘되었고, 결국 중·저소득 국가들은 접근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최신 바이오의약품은 기존의 합성의약품이나 전통적 방식의 백신과 전혀 다른 복잡한 생산과정과 고도화된 생산설비들이 필요하다. 또한 형태와 구조가 복잡하고, 외부환경에 취약하다는 특징 때문에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의 동등성 확인을 위해 3상 수준의 임상시험을 요구받고 있다. 이렇듯 기존 제네릭(합성의약품의 복제약)과는 다른 바이오시밀러 생산의 장벽은 많은 국가들에게 신약의 지적재산권 독점에 더해 바이오의약품 사용에 추가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때문에 여러 국가들은 바이오시밀러 생산의 높은 진입장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 한국은 세계 2위 규모의 바이오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 모더나로부터 위탁받아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왔다. 또한 2020년 바이오시밀러 매출 상위 10개 품목 중 4개가 국내기업 제품일만큼 한국은 바이오시밀러의 주요 생산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주요 고소득 국가와 초국적 제약사를 ‘추격’하기 위한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일부 고소득 국가와 초국적 제약사에 의한 지적재산권과 생산 독점을 넘어, 전 세계 모든 국가 모든 사람에게 적정가격의 바이오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간 정부의 산업육성형 바이오시밀러 정책이 중·저소득 국가의 접근성 보장은 고사하고 국내 약품비 절감으로도 이어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기업이 변화된 위상과 기대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도록 감시, 견제하는 것이 한국 시민사회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4. 고가 신약을 둘러싼 ‘의약품 접근권’ 운동
- 2001년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지나치게 비싼 약값과 그 약값을 고수하려는 제약사의 공급중단 사태로 인해 환자들은 의약품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보건의료 단체들이 환자운동과 결합하여 접근권 운동을 펼쳤고, 이후 2007년 스프라이셀과 푸제온의 접근권 운동으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운동은 의약품의 건강보험 적용확대를 넘어서 의약품 개발·생산·공급 과정에서 환자의 참여와 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WTO 출범과 함께 강화되는 지적재산권 체제를 비판하는 형식의 특징을 띄고 있다.
- 글리벡과 같은 고가 신약의 접근성 문제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초국적 제약사들은 미국과 유럽에 출시하면서 최대 가격의 약값을 정하고, 그 가격을 그외 나라에게 강요하는 이윤 최대화 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 에이즈 치료제 공급문제를 계기로 2000년대 초부터 유엔(UN)에서 ‘의약품 접근권은 인권이다’라는 관점의 논의가 시작되었다. 전 세계 활동가들은 브라질 공공제약사와 인도 제네릭 제약사들의 저렴한 에이즈 치료제 생산으로 의약품 접근권의 실현가능성을 체감한 한편, 2005년 인도에서 TRIPs 이행에 따른 특허법 개정과 물질특허 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제네릭 생산지의 이전에 대해 고민하는 등 의약품 생산과 공급 문제를 국제적인 차원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시작해 태국을 거쳐 인도까지 이어진 글리벡 투쟁, 신종플루나 코로나19와 같은 전 세계적 감염병 유행과 치료제 및 백신의 독점공급에 저항하는 강제실시와 TRIPs 유예의 촉구는 국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연대와 투쟁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개발도상국보다 앞서 접근권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며, 의약품 생산시설이 잘 갖춰진 한국같은 국가에서 강제실시는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5.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약품 접근권’을 넘어 ‘의약품 생산의 공공성’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 운동의 과제
- 2018년 프랑스 게르베社의 간암치료용 조영제 ‘리피오돌’ 공급거부, 2019년 미국 고어社의 소아 심장수술용 인공혈관 공급중단 사태는, 독점 제약사의 가격인상을 노린 ‘의약품 공급거부’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 특허권이 아니더라도 제약사가 추구할 수 있는 독점 전략이 다양하다는 사실, 하지만 영리 제약사의 독점적 생산·공급이라는, 문제의 구조와 기제는 과거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 2000년대 ‘글리벡·스프라이셀·푸제온 투쟁’ ‘한미FTA 반대 투쟁’ 이후 한국 사회는 압축적 성장과 압축적 세계화를 겪으면서 빠르게 신자유주의화 되었고, ‘전 국민의 주주화’ 시대를 맞아 이제는 다수 대중마저 지재권을 옹호하는 ‘지재권 교조주의’가 온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중 운동의 공간이 축소된 셈이다.
- 역설적이지만, 초고가 바이오신약이나 ‘구약(올드드럭)’의 ‘희귀의약품화’를 둘러싼 접근권 문제는 한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다른 고소득 국가들도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독점 제약사의 횡포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시스템 실패’에 대한 정치권의 문제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은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한국 시민사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의약품 접근권’ 운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며, 한국민을 위한 접근권 운동을 넘어, 전 지구적 의약품 생산의 공공성을 주장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시민사회 운동은 환자 당사자나 국민국가의 한계를 넘어, 그러한 과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공적 담론을 견인해야 한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나 의약품이 갖는 사회경제적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의약품 생산의 공공성 운동은 보건의료 운동을 넘어 인권 운동, 환자 운동, 정보 운동 등등 다양한 사회운동과 만나고 연대해 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ABPPR Issue Paper] Changing Political Economy of Pharmaceutical Production in Post-COVID-19 era and Civil Society Movement Strategy in South Korea
< Abstract >
Alliance for a Better Pharmaceutical Production Regime (ABPPR) was launched by Korean Pharmacists for Democratic Society (KPDS), People’s Solidarity for Social Progress (PSSP), Health Right Network (HRN), People’s Health Institute (PHI), and IPLeft on April 10, 2018. The purpose was to diagnose changes in the political economy surrounding the pharmaceutical industry and government regulations after the “Access to Glivec, Sprycel, and Fuzeon movement” and “Anti-KORUS FTA movement” in the 2000s, and lay the knowledge base for social movements to secure access to and ‘publicness’ of medicines.
This issue paper contains an analysis of history and structure, power and interests, and ideology that can interpret and explain problems from the perspective of a changing political economy of pharmaceutical production since the 2000s and after COVID-19. Not only the ‘changing’ context like financialization and biomedicalization but also ‘classical’ contexts such as strengthening monopolization through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nd privatization of public resources are still valid. Although it is not perfect, it contains concerns about the movement strategy of Korean civil society as of June 2022. We ask readers to join us in this concern and discussion.
We express our deep gratitude to our comrade Hee-seob Nam, who passed away on May 10, 2021. He was always there to fight for access to medicines for 20 years, from the access to Glivec and Fuzeon movement and anti-KORUS FTA movement, to access to COVID-19 technologies movement. He also shared a lot of inspiration and insights globally across the border. May he rest in peace.
1. COVID-19 pandemic, (re)examination of access to medicines, and R&D, production, and supply regimes
- COVID-19 pandemic provided a venue for ‘joint learning’ worldwide about access to medicines and the importance of R&D, production, and supply systems. Competition to secure treatments and vaccines, described as a “war” between countries, arose due to the lack or failure of a fair distribution mechanism based on need amid limited production and supply worldwide. Two major factors played a role in the limitation of production and supply. One was the monopoly of technology and knowledge through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nd the other was the insufficient and unequal use of global production capacities. The loser of the “war” was bound to be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that lacked purchasing power and technology.
- There was also an alternative effort. These include the “COVID-19 Technology Access Pool (C-TAP)” to jointly manage technologies and knowledge related to COVID-19, the “Access to COVID-19 Tools Accelerator (ACT-A)” to cooperate worldwide from R&D and production to purchase and distribution of COVID-19 technologies, and its vaccine pillar, COVAX. However, the planned goals were not realized in the end. There was no ‘voluntary’ technology sharing by companies with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nd amid limited production and supply, only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that could not afford to purchase vaccines were left in extreme inequality while high-income countries hoarded vaccines. These were the contexts in which the governments of India and South Africa proposed a temporary waiver of certain provisions of TRIPs on COVID-19 technology at the WTO level. However, the decision passed at the 12th WTO Ministerial Council in a year and eight months was so retrograde that it could no longer be called a waiver.
- Korean civil society has joined forces with global civil society to support the ‘TRIPs waiver.’ The Korean government has consistently maintained its opposition while pushing for Korea’s initiative to become a “global vaccine hub.” Public attention to the TRIPs waiver has faded, and the movement’s momentum has also been reduced. However, as high-income countries, including Korea, began to vaccinate “booster shots,” vaccine inequality has worsened again, and inequality is being reenacted in oral therapeutics.
2. Political economy of pharmaceutical production: Global context and Korean position
- In the late 1980s, in the era of neoliberal financial globalization, mergers and acquisitions between pharmaceutical companies increased significantly, and patent rights were strengthened worldwide. Meanwhile, bio-venture companies emerged through the stock market, transforming the pharmaceutical production ecosystem with transnational pharmaceutical companies that have become huge through mergers and acquisitions. The result was a rise in drug prices due to the strengthened market dominance of pharmaceutical companies and a shift of drug development costs to society.
- With COVID-19, the government’s role in drug production has been greatly strengthened, and ‘publicness’ issues in drug development and production have begun to draw much attention. However, this government-led drug development model had many limitations, such that the knowledge and technology produced by public funds were not widely shared and spread and especially underdeveloped countries could not even try this model.
- Meanwhile, in Korea, under the influence of neoliberal financial globalization, the “knowledge-based economy” model began during the Kim Dae Jung government and was succeeded by the Moon Jae In government’s “innovative growth” policy. The innovative growth policy involves easing industrial and financial regulations to foster venture capital. However, unlike the U.S., Korea, which does not have original innovative technology, does not achieve the goal of developing innovative drugs and economic growth and only creates side effects of forming a bubble in the KOSDAQ market and releasing drugs that lack safety and effectiveness.
3. The Korean government’s policy to foster bio and pharmaceutical industries
- The Korean government expanded financial support to foster the bio and pharmaceutical industries in each administration, and also promoted deregulation policies that lower drug approval standards, for industrial purposes. These deregulation measures led to indiscriminate drug approvals, and the use of unverified drugs threatened safety for many people. Despite repeated poor approvals, the government has continued to push for industrial development policies rather than efforts to improve them and is stepping up support and deregulation with the opportunity of COVID-19. Meanwhile, the global community is paying attention to Korea in the wake of COVID-19, not because of bio-new drugs, but because of its ability to produce biosimilars and vaccines.
- In the COVID-19 situation, the monopoly problem of bio-new drugs such as vaccines was strongly exerted despite the public health crisis. In the end,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had a lot of difficulties accessing them. The latest biopharmaceuticals require complex production processes and advanced production facilities completely different from conventional chemical drugs or traditional vaccines. In addition, third-phase clinical trials are required to confirm the equivalence of generic drugs (biosimilars) due to their complex shape and structure and vulnerability to external environments. As such, barriers to biosimilar production, which are different from conventional generics (of chemical drugs), are giving many countries additional difficulties in using biopharmaceuticals, in addition to the monopoly based on the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of new drugs. For this reason, several countries are starting discussions to solve the high entry barriers to biosimilar production.
- Korea has the world’s second-largest bio-production facility and has been entrusted by AstraZeneca, Novavax, Sputnik, and Moderna to produce their COVID-19 vaccines. In addition, Korea is becoming a major producer of biosimilars as four of the top 10 biosimilar sales in 2020 are from domestic companies. While the Korean government is implementing policies to foster bio and pharmaceutical industries to ‘catch up’ major high-income countries and transnational pharmaceutical companies, the global community expects the Korean government and companies to provide affordable biopharmaceuticals to all countries. Considering that the government’s biosimilar policy for industrial development has not led to a reduction in domestic drug expenditure, let alone ensuring affordability of 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 watching and checking the government and companies to meet their changed status and expectations has become a new task for Korean civil society.
4. The ‘access to medicines’ movement for high-priced medicines: Global context and Korean position
- Korean patients had difficulty using the leukemia drug Glivec in 2001 because of the high price and the pharmaceutical company’s refusal of supply to stick to the high price of the drug. However, health and medical CSOs joined the patient movement to launch an access movement which later led to the access to Sprycel and Fuzeon movement in 2007. These movements went beyond the expansion of the health insurance coverage of the drugs, argued for the necessity of patient participation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of drug development, production, and supply, and criticized the intellectual property system strengthened with the launch of the WTO.
The issue of access to expensive new drugs such as Glivec was not limited to Korea. This was because transnational pharmaceutical companies pursued a profit maximization strategy that set the maximum price of the drug in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and then forced the price on other countries. - In the early 2000s, discussions from the perspective of ‘access to medicines is a human right’ began at the United Nations. Activists worldwide have considered drug production and supply at the global level, witnessing, on the one hand, the Brazilian public laboratories and Indian generic pharmaceutical companies proving the feasibility of access to affordable medicines, and on the other hand, India introducing material patents due to the implementation of TRIPs with revision of their patent law in 2005. The access to the Glivec movement, which started in Korea and passed through Thailand to India, and the global pandemic of infectious diseases such as Swine Flu and COVID-19, as well as the call for compulsory licensing and TRIPs waiver for access to therapeutics and vaccines, showed that a global strategy is needed.
- Korea has an important status in this global solidarity movement. This is because the access issues were revealed ahead of developing countries, and compulsory licensing in countries such as Korea, which is well equipped with drug production facilities, can have a greater impact.
5. Challenges of Korean civil society movements for ‘publicness of pharmaceutical production’ beyond ‘access to medicines’ in the post-COVID-19 era
- Guerbet’s refusal to supply liver cancer contrast agent Lipiodol in 2018 and Gore’s supply suspension of artificial blood vessels for pediatric heart surgery in 2019 suggested that the monopolistic pharmaceutical company’s ‘refusal to supply drugs’ strategy is still valid, and that there are a variety of pharma monopolies even if not patent rights; but that the structure and mechanism of the problem are the same – the monopolistic production and supply by for-profit pharma.
- After the “Access to Glivec, Sprycel, and Fuzeon movement” and “Anti-KORUS FTA movement” in the 2000s, Korean society has rapidly become neo-liberalized through compressive growth under compressive globalization. And now, in the era of ‘shareholderization of the entire nation,’ the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dogmatism,’ in which the majority of the public, with the identity of ‘shareholders’ of bio-pharmaceutical companies, supports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s now dominating the entire society. For Korean civil society, the space of the popular movement has been reduced more than ever.
- It may sound paradoxical, hope can be found in that the access issues surrounding ultra-high-priced new bio drugs or ‘orphanization’ of ‘old drugs’ can be found in other high-income countries such as Europe and the United States. The fact that the public anger over the tyranny of monopolistic pharmaceutical companies and the political community’s awareness of the ‘system failure’ is higher than ever globally could be an opportunity for change.
- The Korean civil society believes that the ‘access to medicines’ movement is still valid even in the post-COVID-19 era, and believes that the ‘publicness of global pharmaceutical production’ should be asserted beyond the ‘access to medicines for Koreans.’ The civil society movement should raise such tasks socially and lead public discourse beyond the limitations of perspectives of patients or nation-states. Even considering the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and the socioeconomic nature of medicines, the people’s movement for ‘publicness’ of pharmaceutical production has been and should continue to be associated with various social movements, including human rights movements, patient movements, and access to knowledge mov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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