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2017
감독: 권순현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22일 현재까지, 한 달 동안 1㎥ 철장에 스스로 들어가 갇힌 조선업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그는 5년간 삭감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 회복,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문제를 방치해 온 정부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 없이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조선업 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조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금융위기를 거치고 2010년대 들어 조선업황이 나빠지면서, 노동자들의 조건 역시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급기야 2016년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역의 상인들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제를 떠나게 되자 생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실업을 당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고통을 분담한다는 명목으로 임금이 크게 삭감된 것은 물론이고, 인원이 감축되면서 더욱 높은 노동강도, 위험한 작업 환경과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이후 조선업 상황이 나아졌다지만,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여전히 임금이 삭감된 상태입니다.
시민건강연구소는 2016년 당시에 이미 논평을 통해 ‘이익은 상방으로 차례로 축적되지만, 책임과 피해는 하방으로 차례로 분산’되는 불평등을 지적하였고(2016.9.12. 논평), ‘기업과 경제를 살린다고 하지 말고 사람을 살리라’ 요구한 바 있습니다(2016.4.25. 논평). 이후 시민건강연구소는 2016년 9월부터 ‘지역 경제위기의 건강영향’ 연구를 지속해 왔습니다. 이 연구는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 산업침체가 가져온 경제위기, 그로부터 초래되는 건강과 사회적 안녕의 문제를 기술하고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2014년부터 지속된 한국 조선업의 위기가 실직 노동자와 가족 구성원, 나아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하기 위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위기의 건강영향에 관해 예방의학회에서 발표했고, 연구를 진행하였으며(2017-11 이슈페이퍼, 이외 결과문은 향후 발간 예정), 권순현 영화감독을 지원하여 2017년 당시 거제 지역과 노동자 현황에 대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 영상은 향후 추가 편집하여 연구결과물과 함께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연구결과물 발간이 지연되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일촉즉발의 거제 현장 상황에 따라 영상을 먼저 공개합니다.
기존의 원하청 구조와 불평등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궁지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이대로 살 수 없지 않습니까”라는 절규를 이해하는 데 이 영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 거제시 조선업의 시작과 불황: 00:00
- 책임지는 사람 없는 2017년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02:02
- 조선업의 과거와 현재: 03:40
- 거제 시민의 생계 어려움: 07:28
- 조선업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증가 추세: 08:37
- 노동자 고용의 질이 점점 떨어지는 고용구조 – 불법파견: 11:03
-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당시: 13:28
-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공청회 당시 자본과 노동의 주장: 16:03
-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노동조건: 18:20
- 임금체불: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