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233호 ‘건강한 건강 수다’>
글: 김태현 이모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해요.
그림: 오요우 삼촌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냈어?’ 하루하루 어떤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을까? 이모 초등학생 때는 쉬는 시간에 동무들과 맛있는 과자를 나눠 먹을 때 행복했고, 받아쓰기 100점 맞았을 때, 선생님께 칭찬받았을 때도 행복했어.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많은 것이 있어.
그런데 한국에 사는 어른들은 행복하지 않대. 38개 부자 나라(OECD) 중에서 한국 사람의 행복지수는 3년(2019~2021년) 동안 10점 만점에 평균 5.9점이었는데, 끝에서 세 번째야. 코로나 19가 시작하고 나서는 행복지수가 더 낮아졌어. 어른뿐만 아니야. 어린이들이 행복한 정도도 주변 35개 나라 가운데 서른한 번째래. 한국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대.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불평불만이 많아서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말고도,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주 다양해. 행복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기준부터 내가 어떤 곳에서 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들은 시험 100점을 맞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이야기, 들어봤지? 행복은 내 감정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느낄 수도 있고,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이나 사회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어.
한국의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적혀 있어.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야.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해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안전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없는 사람들, 휠체어를 탄 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 돈이 없어 끼니를 못 챙겨 먹는 사람들, 아픈데 쉴 수 없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을 때 ‘차별금지법’이라는 법은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고, 돈이 없어서 아파도 치료받지 못할 때 의료비를 면제하거나 감면해주는 ‘의료급여수급 제도’는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아픈 사람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어. 아마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가 행복을 지켜주지 못한 것일지도 몰라.
우리가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더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모는 생각해.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 내 탓이니까 무조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국가가 우리의 행복 추구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봤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