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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PHI 연구보고서 2014-01 <알코올 규제정책, 패러다임을 바꾸자!>

  2012년의 대대적인 ‘주폭’ 단속에 이어 ‘4대 중독법’ 마련에 이르기까지, 알코올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주류산업협회의 기금출연으로 운영하던 카프병원이 문을 닫고 환자들과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음에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알코올 중독이 심각한 문제라면서,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시민들이 와인을 저렴하게 마실 수 있게 되었다고 홍보한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정부가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증진법,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파랑새플랜을 통해 알코올과 관련한 정책, 사업들을 무수하게 내놓고는 있다. 그런데 알코올로 인한 질병 부담과 사회적 손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국세청 전직 관료들은 주류산업협회와 음주문화센터, 납세병마개 제조업체 등에서 노후 일자리를 찾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카프병원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목격하면서, 이것이 단순히 주류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는 알코올이라는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때마침 만성질환 유행과 불건강 상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세계보건기구의 목소리도 우리에게 자극이 되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반 년 넘게 진행된 자료수집과 강독, 토론의 결과물로 이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의 알코올 규제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규제의 중요한 이해 당사자인 주류산업의 대응전략들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에 기초하여 알코올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자 한다.

이슈페이퍼

[시민건강이슈-07] 박근혜 정부, 무의사결정 전략의 비윤리

시민건강이슈 7월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요약문을 게재하고, 파일을 첨부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박근혜 정부, 무의사결정 전략의 비윤리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 동안 보건복지 분야는 평가할 것이 거의 없었다. 크게 드러날 만한 일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이슈마다 정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 적극적 정책(의제) 형성이 요구되는 분야, 심지어는 주무부처의 최종 판단이 필요한 지점에서도 정부는 ‘실종’되었다. 진주의료원 폐쇄 묵인, 카프 병원 사태 방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무상보육 재정지원 지연 등이 이런 사례이다. 주무부처가 정책과정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그런데 만일 이슈의 동원과 채택이 정부의 입맛에 들어맞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최근 일련의 사건과 그 경과를 후자의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이 글에서는 정책과정이 정책결정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는 ‘무의사결정 (non-decision)’ 논의를 통해 이를 살펴본다. 무의사결정 전략은 권력집단이 스스로에게 불리한 이슈를 차단하고 안전한 의제들만을 논의하는 것으로, 지난 정부에도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의료의 접근성, 공적보험 강화 등의 사회적 가치들을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는 무의사결정 전략이 사용되었다. 진주의료원과 카프병원의 경우 주무부처가 개입의 근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책개입 – 의료법에 근거한 업무개시 명령 – 을 하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법 조항과 사회 통념에 근거해 취할 수 있는 합리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 해결의사가 없음을 의미한다. 무상보육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책 최고결정자가 사회적 문제와 관련 논의에

서리풀 논평

또 하나의 공공 병원, 카프병원 되살리기

또 하나의 공공 병원, 카프병원 되살리기 지난 5월 말 남성 병동이 문을 닫는 것으로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 이하 카프병원)가 사실상 폐원했다. 2010년 후반기부터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운영비 지원을 중단한 것이 끝내 병원 폐쇄로 결말이 난 것이다. 병원이 출범한 이후 폐원에 이르게 된 경과는 이미 보도된 대로다. 당장은 운영을 책임진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주역 노릇을 한 ‘주범’이다.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것을 피할 양으로 시작했다가 당장의 일을 모면한 이후에는 발을 뺀 것이다. 사실 기업의 이런 행태는 친숙하다. 공분의 대상이 될 성 싶으면 갑자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떠벌이기 시작한다. 크고 작고가 없이 어찌 그리 같을까. 기억도 새롭지만, 삼성이 그랬고 현대자동차가 그랬다. 그 바람에 한국에서 ‘공익 사업’이나 ‘사회 공헌’은 다르게 읽힌다. 최근의 SK나 CJ도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카프병원의 출발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하려고 하자,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자체적인 주류 소비자 사업을 하겠다면서 방패를 만든 것이다. 연구와 예방, 전문 병원 설립, 사회 복귀 시설 설립 등을 같이 약속했으니 꽤 그럴 듯했다. 그러나 15년 이상 시간이 가면서 주류 업계는 자신감(?)을 키운 듯하다. 한국 사회의 여론이란 냄비 끓듯 한다고 곧 잊히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당분간은 술에 건강증진 부담금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17, 18대 국회에서도 부담금을 물리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여론의 반대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 때마다 서민의 애환을 모른 채 하는 주머니 털기라는 비난이 들끓었다. 여론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정치권과 정부, 주류 업계가 한 통속이

서리풀연구통

술집 많은 동네, 술병나서 죽는 사람 많다

<서리풀 연구通> 주류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의학기술이나 치료법을 소개하지만,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나 건강불평등, 저항적 건강담론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습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서리풀 연구通>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수요일, 비판적 관점이나 새로운 지향을 보여주는 연구논문, 혹은 논쟁적 주제를 다룬 논문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흔히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건강 이슈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건강의 사회적 담론들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제안 부탁 드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연구논문 추천도 환영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술집 많은 동네, 술병나서 죽는 사람 많다> – Adrian Spoerri et al (2013). Alcohol-selling outlets and mortality in Switzerland : The Swiss National Cohort. Addiction 13. –   한국 거리에서 ‘알코올을 마실 수 있는 곳’은 그 어떤 상점을 찾는 것보다 쉽다. 대낮부터 음식점에서 알코올을 팔고, 집 주위 24시 편의점에서도 구매하거나 마실 수 있다. 사회 문화도 음주에 친숙해서, 회식이니 한잔, 집에 일찍 왔으니 한잔, 기분 좋아 한잔, 우울해서 한잔, 이렇게 2,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2012년 보건복지부의 [정신보건사업 안내]를 보면, 한국 성인의 79%가 1년 동안 1잔 이상 음주를 하고, 알코올 관련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 12명에 달한다. 이러한 알코올 관련 문제들은, 흔히들 얘기하듯 한국의 관대한 음주문화와 국민 의식 부족 때문일까?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이에 대한 답을 주점(레스토랑, 바, 호텔 등)의 밀집도에서 찾고 있다. 이 연구는 스위스 국가 코호트

외부 기고문

[한겨레 칼럼] 이윤 논리에 희생되는 공익의료

작년부터 연구소에서는 한국음주문화센터 사태와 알코올 정책에 대한 계속적인 문제제기를 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알코올 정책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한국음주문화센터와 카프병원 사태에 대한 한겨레 칼럼입니다. 본문 인터넷 페이지 주소는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580723.html입니다. 회원분들의 후원과 관심 덕분에 연구소가 날로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왜냐면] 이윤 논리에 희생되는 공익의료 술은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벗’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술은 점차 ‘문화’라기보다 ‘문제’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경찰이 ‘주폭’ 단속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검거된 이들의 대부분은 ‘폭력배’라기보다는 가난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에만 4430명이 알코올 문제로 목숨을 잃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160만명이 넘고, 알코올 문제의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한해 20조원이 넘는다. 알코올 의존증은 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준다. 일단 의존증에 걸리면, 개인의 의지로 술을 끊기란 쉽지 않고 적정한 치료와 장기간의 재활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알코올 의존증에 대한 사회적·보건학적 대처는 매우 미흡하다. 복지부가 지정한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은 전국에 6곳, 사회복귀시설은 3곳뿐이다. 전국의 41개 알코올 상담센터에서 감당할 수 있는 환자 수는 연간 5000여명에 불과하다. 이 중 알코올 의존증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공공의료기관은 카프(KARF) 병원이 유일하다. 그런데 지금 카프병원이 폐원 위기에 놓였다. 지난 3월, 여성병동이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환자들의 처지가 위태로운 가운데, 의사를 포함한 15명의 남은 직원들도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이슈페이퍼

[시민건강이슈-09] 알코올 규제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사회의 음주율은 70%가 넘는다.     대다수 성인이 술을 마시고 있고, 고위험 음주의 위험도 상당하다. 이미 새롭지도 않은 ‘주취 난동’은 ‘주폭’이라는 이름을 달고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었다.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 사회 알코올 규제 정책은 그 방향성도 체계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국가의 음주 정책은 홍보 및 교육 등 주로 개인의 행위를 교정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 개인의 의지’에 따라 건전음주와 문제음주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작 술을 생산하고 온갖 마케팅 기법으로 술 소비를 자극하는 ‘주류산업에 대한 규제’는 미미한 실정이다. 사회의 책임도 크다. 관대한 음주 문화는 술을 중독성 물질이 아닌 기호식품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음주로 인한 가족과 사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단순한 일탈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을 위한 사회 안전망의 인프라도 빈약하다. 한국 음주문화연구센터와 알코올 전문 병원인 카프는 재원 출연자인 주류업체의 지원 중단 결정에 결국 해체를 앞두고 있다.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라는 이유에서다. 국가는‘공익적 사업’을 주류 업계의 자발적 ‘기부’에 맡겨 놓은 채, 이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 오늘날의 알코올 문제는 개인의 취향이나 소수 일탈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권의 문제이자 인구집단의 문제이고, 정치경제학적 문제이다.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들은 시급한 공중보건의 이슈이다. 보건복지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한국 음주문화연구센터와 카프병원 해체 논란은 사회적 안전망의 책임주체와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알코올 규제 정책 전반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