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공백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 문제는 하루 이틀 된 사안이 아니다. 최근 보도된 ‘응급실 뺑뺑이’ 사건들이 큰 충격을 준 까닭은 병원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과 대도시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사망한 일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중증 응급질환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정책 대안을 꺼내 놓았다. 그중 가장 큰 화두는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일 것이다. 하지만 의사협회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의료인력의 수급관리는 정부의 고유 권한이지만, 의사의 집단파업이 초래할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익집단으로서 의사협회가 이해관계를 좇아 의사 수 증가를 반대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반대 논리가 모두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지역과 진료과목 등에서 의사 분포가 편중되는 문제를 놔둔 채 공급만 늘려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지금도 피부미용과 같은 특정 분야에는 의사 인력이 과잉 집중되고 있다. 총량과 분포는 별개의 문제로, 총량을 늘린다고 해서 저절로 분포의 불균형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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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23.06.23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