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건강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진행했던 연구보고서 [코로나19 백신접종과 시민의 권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번째 연구보고서입니다. 작년에 발표한 [인권중심 코로나19 시민백서:코로나19 시대 시민의 삶, 우리의 권리]에서는 신종감염병이 시민들의 삶과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대응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보았습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유행을 끝낼 거의 유력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백신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백신의 확보와 배분, 접종정책을 통해 한국의 건강체제와 우리사회의 문제점과 과제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특히 공공성, 인권, 사회정의, 불평등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이 보고서도 연구소의 회원들과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서 이 보고서가 정책결정자와 관련부처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연구자, 그리고 무엇보다 차별이나 배제없이 건강할 권리를 가진 모든 시민이 함께 읽고, 안전하고 평등한 코로나 시대 그리고 그 너머를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Abstracts
Vaccines and publicness are the most frequently mentioned keywords in Korea’s COVID-19 “system.” Vaccines have emerged as a strong alternative or consideration in that they are almost the only way to end the COVID-19 epidemic. The health care system, centered on the private sector, or market principles, has revealed its limitations in the process of responding to COVID-19. The combination of vaccines and publicity, which were other trends of interest, came after major high-income countries predicted to monopolize the COVID-19 vaccine from late 2020. The following perspectives are needed to understand the vaccine problem. First, an important characteristic of vaccines is that it is a ‘product’ that is often traded in the ‘market’ as a result of industrial ‘production’. Second, the so-called “health care system” perspective is also needed in discussions surrounding vaccines and vaccinations in Korea. Third, it is also important to understand vaccines and vaccinations as “the social” beyond science, technology, medicine, and bio-medicine. When the political economic logic of vaccines and the goals of the COVID-19 response conflict, publicity can serve as a criterion for judging and socially solving them. At this time, publicity includes the nature of practical ethics centered on rights to health, international justice, and distributional justice.
연구의 배경과 관점
2021년 초, 코로나19 유행의 고통을 종식시킬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백신 접종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정부는 백신의 수송과 유통 훈련을 민관군경 합동작전으로 진행했고, 백신 잔여분을 남기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접종 예비명단을 작성하고 최소잔여형 주사기의 개발과 생산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정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서는 거의 전 국민을 직종과 연령을 고려하여 고위험군부터 차례로 예방접종을 실시해 나가는 전례없던 대규모 계획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논의로만 코로나 백신과 접종이 해석될 수 있을까? 코로나19의 등장부터가 대단히 사회적이고 생물학적인 현상이었는데,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어째서 사회적이고 정치적이지 않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는 백신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백신의 중요한 특성은 이것이 산업 ‘생산’의 결과로 흔히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둘째, 한국의 백신과 접종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이른바 ‘보건의료체계’ 관점이 필요하다. 셋째, 코로나19를 둘러싼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지만, 백신과 백신접종을 과학기술과 의과학, 생의학 등을 넘어 아울러 ‘사회적인 것(the social)’으로 이해하는 관점도 중요하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정책을 통해 한국의 건강체제와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과제를 살펴보는 연구를 계획하였다. 연구보고서에 담은 주요 내용은 코로나19백신의 정치화 현상, 백신연구개발의 정치경제, 백신접종정책과 공공보건의료, 백신접종의 정의와 윤리,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정의와 거버넌스, 코로나19 백신정책에서의 시민참여 등 백신과 관련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주제들이다.
특히 한국의 코로나19 ‘체제’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인 백신과 공공성은 이 연구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백신은 코로나19 유행을 끝낼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공공성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즉 시장원리로 작동하는 보건의료체계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유력한 대안 또는 고려사항으로 등장했다. 다른 흐름의 관심사였던 백신과 공공성이 결합한 것은 주요 2020년 후반부터 고소득 국가가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하리라는 전망이 나온 후이다.
우리는 백신의 정치경제 논리와 코로나19 대응의 목표가 부딪힐 때 공공성이 이를 판단하고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기준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때 공공성은 건강에 대한 권리와 국제 정의, 배분적 정의를 핵심으로 하는 실천 윤리의 성격을 포함한다. 백신의 생산, 접종, 국내 및 국제적 배분과 우선순위 선정에서 인권과 사회정의, 공공성의 원칙 확립 그리고 그와 관련된 과정적 정의는 모두 중요한 가치이다. 민주적 참여, 공론화, 그리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구조화’함으로써 변화를 촉발하고 역량을 키우는 경로를 형성하고 구축하는 것은 남은 과제이다.
이 연구는 작년에 연구소에서 발간한 <인권중심 코로나19 시민백서 : 코로나19 시대 시민의 삶, 우리의 권리>와 마찬가지로 자발적으로 참여를 밝혀준 여러 회원과 연구원들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되었다. 관심주제별로 연구팀을 꾸렸지만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온라인 킥오프 미팅을 비롯하여, 문헌리뷰와 언론보도 조사결과 토론회의, 관련연구 세미나, 관계자 인터뷰 등 연구과정 대부분을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다. 또한 상반기 완성을 목표로 하여 4월에 시작했던 연구는 애초의 기대보다 늦게 발간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 자체가 바이러스의 변이와 유행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쟁점과 논란이 계속 생겨났기 때문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서 이 보고서가 정책결정자와 관련부처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연구자 그리고 무엇보다 차별이나 배제없이 건강할 권리를 가진 모든 시민이 함께 읽고, 안전하고 평등한 코로나 시대 그리고 그 너머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목차
요약
Abstract
1. 서론 – 백신접종과 민주적 공공성
2. 코로나19 백신의 정치화
3. 백신 연구개발의 정치경제
4. 백신접종정책과 공공보건의료
5. 백신접종의 정의와 윤리
6.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정의와 국제 거버넌스
7. 코로나19 백신과 시민참여
8. 결론
참고문헌
부록